황우석 전 교수가 서울대 수의대에 재직하던 시절 만들었던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NT-1)`가 미국에서 특허로 등록됐다. 특허 등록을 둘러싸고 황 전 교수의 연구 복귀와 특허 효용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11일(현지시각) 특허전자공시시스템으로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유래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의 특허등록(제8,647,872호) 사실을 공개했다. 특허의 주요 내용은 NT-1 줄기세포주(물질특허)와 그 제조방법(방법특허) 등 두 가지다.
발명자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황우석 전 교수,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강성근 전 서울대 수의대 조교수, 류영준 강원대 의대 교수 등 15명이다. 황 전 교수의 대변인이자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자문교수단장인 현상환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미국 특허등록은 NT-1이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로부터 유래한 줄기세포주라는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NT-1 줄기세포주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체세포 복제방식의 배아줄기세포 제조와 관련한 물질특허와 방법특허가 각각 등록됐다. 인간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불허하는 유럽연합과 뉴질랜드에서는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만 확보했다.
특허 등록은 미 특허상표청이 체세포 복제방식의 배아줄기세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돼 향후 황 전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복귀 논란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2004년 황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배아를 만들어 줄기세포주로 배양했다는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논문 조작과 연구윤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문은 철회됐다. 황 박사팀 주장과 달리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NT-1이 단성생식으로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하면서 체세포 복제로 만들어졌는지 의문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등록된 특허가 제대로 활용될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난자를 이용하는 체세포핵이식 방법은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고 산업화하기에도 어려워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특허료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역분화(IPS), 자극야기다능성획득(STAP) 등 최신 줄기세포 연구법이 제시된 시점에서 과거 체세포핵이식 방법이 특허로서의 구실을 할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