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R&D 중복, 실시간으로 걸러낸다

지난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연구개발(R&D) 사업에 유사·중복 검증 서비스를 시범적용했다. 374개 의심과제를 검색·도출하고 이 가운데 541억원 규모 176개 과제를 유사·중복 또는 기 지원과제로 분류해 예산 운용 효율화를 꾀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R&D 유사·중복 검증 시스템이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한 산업기술 R&D 전체로 확대 적용된다. 수요자 신청 과제에 한정됐던 검토 대상도 과제기획 단계로 넓어져 사실상 실시간으로 R&D 사업 중복을 걸러내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KEIT는 스마트 R&D 관리체계 구현 작업의 일환으로 R&D 과제 전주기 유사·중복 검증 서비스 고도화와 확대 적용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R&D 검증 서비스는 정부 R&D 사업 가운데 기존 또는 추진 예정 과제와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과제를 사전에 찾아내 중복 투자를 막는 것이다.

KEIT는 지난해 중기청 사업에 검증 서비스를 시범적용한 것을 토대로 올해 산업부 R&D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시범서비스는 중소기업 R&D 종합관리시스템(SMTECH)에만 연동돼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올해부터는 산업부 산업기술 R&D 종합정보시스템(e-R&D)으로도 연계 범위를 넓힌다.

유사·중복 검토 범위도 늘린다. 종전에는 검토 대상이 수요자가 제출한 신청 과제로 국한돼 사전 과제기획 과정에서의 활용이 어려웠다. 앞으로는 수요조사 과제 접수에 앞서 KEIT의 R&D 기획 및 제안요청서(RFP) 수립 단계서부터 실시간으로 유사·중복 검증작업이 시작된다. 사업보고서 내용 검토 범위도 기존 사업계획서(협약서) 중심에서 중간·최종보고서까지 확대된다.

KEIT는 의미 기반 기술용어 및 유사문단 색인사전 구축,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선 등 검증 정확도와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SW)적 보완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KEIT 관계자는 “검증 서비스 고도화와 확대 적용으로 R&D 기획 단계서부터 유사·중복 과제를 걸러내 중복 투자를 막고 유무형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