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청춘이 바라 본 원자력

윤대길 원자력소통진흥회 회장
윤대길 원자력소통진흥회 회장

제2차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이 기존 원전계획을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와 관련해 여러 단체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원전비리 사태는 차츰 마무리돼가며 발전소들도 하나 둘씩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국민들 마음 속 원전은 정지 상태 그대로다.

나는 대학생 시절 원전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통해 기자단과 서포터스 활동을 해오면서 국가 원전사업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국내 원전산업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이를 지지해줄 국민과의 소통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주장이라도 서로 충분히 이해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 행동일 것이다. 특히 원전과 같은 중요한 사안일수록 더 많이 대화하고 부딪쳐야 한다.

원전비리사태가 대표적 예다. 국가원전신뢰도에 금이 간 사건이지만, 그 신뢰도를 다시 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원자력 산업계의 모습은 마치 지나가는 비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원전비리가 왜 발생하게 됐는지 재발방지를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 그동안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에너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원전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원전 관련 소식은 비리 관련자의 문책과 징계, 구속과 같은 어두운 것들 일색이다. 비리사건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지만 관련자의 징계가 모든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비리 척결은 물론이고 앞으로 원전 산업의 투명한 발전을 위한 비전을 보여주는 노력이 함께 해야 원전비리라는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국민은 원전에 많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 비리사건 당시 정부는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을 외쳤지만, 지금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는 이는 원전 종사자들뿐이다. 1년이란 시간 동안 원전비리 관련 대책에 소통은 없었음을 의미한다. 태도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통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을 때 시작되는 법이다.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원자력 산업계가 먼저 국민들의 생각과 마음에 관심을 같고 궁금해 하는 것들을 풀어 놓아야 한다. 원자력 산업계가 입이 닳도록 외치던 사회적 수용성도 관심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작게나마 바란다면 새해에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공통된 방향과 대안을 얘기하는 원전 토론회가 있었으면 한다. 지금까지의 원전 토론회는 마치 철길처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만 그리다 끝났다. 정부는 정책 추진에만 바쁜 모습이었고 환경단체들은 그들의 주장만 반복하다 끝나기 일쑤였다. 굳이 토론회가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만나며 대화를 이어간다면 해답은 나올 것이다.

원자력 산업계는 추락한 원전 신뢰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책임 있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숨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원전 관련 사항들과 활동들을 널리 알려야 한다.

원전은 아직 많은 숙제를 않고 있다. 비리청산은 물론이거니와 사용후 핵연료와 수명이 다한 원전의 폐기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모두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이슈다. 소통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며 서로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파악해 정책수립에 적극 반영한다면 모두가 신뢰하는 원전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윤대길 원자력소통진흥회장 ydgzzang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