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군·NSA에 스마트폰 공급...블랙베리 텃밭 위협

블랙베리 입지 더 좁아져

삼성전자가 블랙베리 텃밭인 미 정부 시장을 뚫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미군에 7000대 스마트폰을 납품하며 기업과 정부 시장에서 블랙베리를 위협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녹스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녹스를 처음 공개했다.

미군을 시작으로 국가안보국(NSA)도 삼성전자에 수 천대 스마트폰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삼성 스마트폰을 `네트 워리어 시스템(Nett Warrior system)`으로 쓴다. 군인이 작전지역에 들어갈 때 삼성 갤럭시노트2 스마트폰을 가슴에 장착한다.

NSA는 `피시볼(Fishbowl)` 프로젝트용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주문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 중인데 NSA 직원용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는 조치다. 미군과 NSA에 들어가는 스마트폰은 자체 보안 소프트웨어를 쓴다.

양 기관에 들어간 삼성 스마트폰 물량은 적지만 의미는 크다. 삼성전자가 은행이나 헬스케어 등 규제가 강한 기업과 기관 시장에 진입하는 교두보가 된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세계 1위를 지키려면 가능한 빨리 기업과 정부 시장 공략 체계를 손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선보인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 `녹스(KNOX)`가 서비스 지연과 오류로 미 국방부 등 고객의 불만을 산 탓이다. 이번 공급은 삼성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해결한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블랙베리와 방위산업체 출신 인사를 여러명 영입하며 정부와 기업 시장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미국 방위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출신 칼 네럽을 고용했다. 그는 미 정부와 기업 시장에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를 주도한다. 계열사 삼성SDS는 최근 블랙베리 최고정보관리책임자(CEO) 출신 로빈 바이엔파이트를 영입했다.

최근 시스코는 직원의 휴대폰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새 제품을 내놨다.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정부 기관과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독점 파트너다.

삼성전자 공세 속 블랙베리 입지는 더욱 줄어든다. 존 첸 블랙베리 CEO는 정부와 기업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고 했는데 경쟁사 공세는 더욱 거세다. IDC에 따르면 2010년 70%에 달했던 블랙베리 북미 기업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로 떨어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