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TV를 켜다···음향 시장서 얻은 성공 DNA `영상`에 심는다

돌비, TV를 켜다···음향 시장서 얻은 성공 DNA `영상`에 심는다

글로벌 음향 솔루션 전문업체 돌비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가 독자 개발한 영상 콘텐츠 재생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차별화된 영상 솔루션을 기반으로 음향 솔루션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돌비는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지사에서 `At the Labs New York` 행사를 열고 자사가 보유한 최신 음향·영상 솔루션을 국내외 언론매체에 소개했다.

돌비, TV를 켜다···음향 시장서 얻은 성공 DNA `영상`에 심는다

기조연설에 나선 브렛 크로켓 돌비 음향기술 연구 부문 상무는 “일상생활에서 받는 청각·시각적 자극은 3차원이지만 영화 산업은 그동안 단순한 화면·음향 효과만 구현해 왔다”며 “돌비가 수년간 개발해 선보이는 독자 기술들이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선보인 차세대 영상 재생 기술 `돌비 비전(Dolby Vision)`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성하는 각 화소(Pixel)가 지닌 비디오 신호 전송 정확도를 강화해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표현 대상이 지닌 색상과 명암 등을 돌비 비전 기술로 세밀하게 조절해 태양광, 반사광, 별빛 등을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다. 영상 콘텐츠를 사실성 있게 표현할 수 있다. 일본 샤프와 중국 TCL은 연내 돌비 비전을 탑재한 초고화질(UHD)·고화질(HD) TV 제품군을 출시할 계획이다.

패트 그리피스 돌비 비전 총괄 전무는 “화소 수를 늘리는 것보다 화소 하나가 지닌 색상·명암 구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높은 현실감을 제공한다”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TV 제조사와 차세대 제품에 돌비 비전을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안경을 쓰지 않고 3차원(D) 화면을 즐길 수 있는 무안경 3D TV 기술도 소개했다. 돌비 측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화면에 노출되는 화상의 깊이 정보를 받아 화면을 구성하고, LCD 패널 위에 렌즈 층을 배열해 무안경 3D 화면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3D 무안경 TV에 돌비 비전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모바일 음향 솔루션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회사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3D 음향 솔루션을 퀄컴 프로세스에 기본 탑재한다. 스마트기기 제조업체에 자사 솔루션을 기본 공급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돌비 측은 사용자가 다채널 스피커·헤드폰이 아닌 일반 헤드폰에서도 간편하게 3D 입체 음향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층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미국)=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패트 그리피스 돌비 비전 총괄 전무

“영상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스토리텔링입니다. 감독이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선택하는 필수 요소에요. 하지만 화면을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이 적으면 스토리텔링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돌비 비전은 화면에서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상을 더 많이, 현실감 있게 제공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패트 그리피스 돌비 비전 총괄 전무는 돌비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 색상 다양화, 영상 밝기, 명암 대비 기능 확보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영상 콘텐츠 제작자·소비자를 중심으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명암, 색상 표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피스 전무는 “기존 TV 제품군보다 4000배 이상 명암 기능을 개선한 실험 장비를 갖추고 돌비 비전 개발에 착수 했다”며 “화소 수에 의존하는 기존 영상 재생 기술과 달리 빛과 관련된 솔루션이기 때문에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돌비 비전을 무안경 3D 기술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시청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화면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화소가 돌비 비전에 활용되는 화소 보다 많은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리피스 전무는 “돌비 비전과 무안경 3D 기술은 당분간 상호보완 역할을 수행하며 별도 솔루션으로 존재할 것”이라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음향·영상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