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작권 신탁 경쟁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내부변화를 시작으로 시장 새판짜기에 나섰다. 윤명선 신임 회장이 회원(저작권자)들이 내는 수수료 인하와 복지 증진을 위해 직원부터 허리띠 졸라매기를 요구했다.
13일 복수의 음저협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이 최근 본인 임금 30%, 전직원 급여 10%를 줄여 복수단체 체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협회 내부에 고지했다.
독점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지위를 누려온 음저협 직원들은 임금 삭감 방향에 대해 뒤숭숭한 분위기다. 신탁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음저협 자체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직접적인 임금 삭감부터 시작되는 것에 일부 반발심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분명 경쟁체제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는 것을 음저협 전체가 잘 알고 있다”며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임금 삭감`부터 시작할 일인지에 대해선 동의하는 쪽이 대략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앞서 직원들까지 30% 삭감 카드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 반발이 커지자 10%대로 삭감 폭을 낮췄다. 음저협 노동조합 관계자는 “처음에는 회장이 자신도 30%를 삭감할테니 전직원도 30% 임금을 삭감하자고 제안했으나 기존임금에 맞춰 생활하는 가정의 리듬이 깨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윤 회장이 10% 삭감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음저협 직원들은 14일 윤 회장의 임금 인하 요구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삭감된 임금은 음저협 회원들의 수수료 인하와 권리 증진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