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 뒤에는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거나 앱 구매 결제 등을 이용할 때 비밀번호는 단순히 부가 기능으로 취급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화면의 선명함이나 속도, 배터리 용량 등 하드웨어 사양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편리한 사용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편리성의 핵심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여는 첫 사용자경험(UX) 개선이 꼽히고 있다.
기업들은 편리성과 함께 보안성이 확보된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가 13일 공개한 `G프로2`의 `노크 코드` 기능은 기존 잠금 해제 방식보다 편리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화면을 보지 않고도 자신이 미리 설정한 방식대로 화면을 두드리면 잠금이 해제된다. 수많은 개인정보가 담겨 분실 시 심각한 정보유출 타격이 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이유로 비밀번호나 잠금 패턴을 설정하지 않고 사용하는 점에 착안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꺼진 화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결제 시스템에까지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잠금 해제나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는 지문인식 기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미 애플이 아이폰5S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해 잠금 해제뿐만 아니라 앱 구매 시에도 손가락을 가만히 대고 있는 것만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애플보다 자사 스마트폰에 일찍 지문인식을 탑재한 팬택은 모바일을 통한 쇼핑 시 비밀번호와 지문인식을 차례로 입력해야 결제가 완료되는 `모바일 안전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표하는 갤럭시S5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 안정적인 성능 구현을 위해 모듈 부품을 처음부터 직접 생산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서 비밀번호 입력 없이 지문만으로 모든 잠금 해제나 결제를 할 수 있는 UI를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결제 등을 위한 UI에는 지문 인식 도입이 유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결제 시스템과 연계해서는 지문인식이 최선인지 내부적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혀 차기작인 `G3`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플이 채택한 지문인식 방법인 `에어리어` 방식과 삼성전자·팬택이 선택한 `스와이프` 기능은 차이점이 있다. 에어리어 방식은 특정 공간에 손가락을 가만히 대고 있으면 인식돼 사용이 편리하지만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스와이프 기능은 센서에 손가락을 문질러야 해 모듈 소형화에 유리하다.
지문인식 이후에는 홍채인식 기술이 스마트폰에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홍채 인식 특허를 등록해 차기 모델에 이 기능 탑재를 염두에 둔 것을 드러냈다. 얼굴인식 기능은 구글 넥서스 시리즈에 처음 선보여 많은 단말기에 탑재되고 있지만 정확도나 편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