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미국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3위라는 위치에 만족할 수 없다”며 “스프린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미국에서 기업 인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전했다.

그는 “2위나 3위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내 성격이 그렇다”면서 미국 이동통신시장 정상에 대한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AT&T, 버라이즌에 이은 시장 3위 업체 스프린트를 216억 달러에 인수했다. 스프린트와 1, 2위 업체의 격차는 큰 편이다.
소식통은 손 회장이 시장 4위 업체인 T-모바일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미국 규제 당국이 반대한 T모바일 인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T모바일 인수 추진 여부는 손 회장이 얼마나 이를 원하는지와 T모바일 지분의 67%를 가진 도이치 텔레콤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프트뱅크의 미국 기업 추가 인수가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스프린트 가입자는 감소세가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 시장 1, 2위 업체는 물론 공격적인 요금제로 공세를 펼치는 T모바일과 경쟁이 힘겨운 상황에서 새로운 기업 인수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15% 가량 하락했다. 손 회장은 T모바일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스프린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75억 달러에 이어 올해 8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네트워크 접속 속도를 13배 빠르게 한다는 방침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