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훈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치아 세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10여년 전 동물모델 실험으로 치아구조를 완벽하게 갖춘 턱뼈를 배양하는데 성공해 관심을 이끌었다.
정 교수는 당시 태어난 지 11일 된 생쥐의 구강 상피 세포를 시험관에서 4일간 키운 뒤 다른 생쥐의 콩팥에 이식해 32일간 배양한 결과 이 세포가 콩팥 속에서 턱뼈는 물론이고 앞니와 어금니 등으로 발육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배양된 턱뼈에서 자란 앞니와 어금니는 생쥐의 실제 치아구조와 같았으며 치아구조물인 에나멜, 덴틴, 치아뿌리, 치수부터 치아뿌리 모양까지 갖춘 완벽한 상태였다.
최근 정 교수는 치아줄기세포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치아줄기세포는 치아를 지탱하는 치주 조직 재생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아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치주 조직 핵심 역할을 하는 백악질 형성과 관련해 백악모 세포 기원과 활동 원리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백악질에만 나타나는 단백질 현상의 정보도 부족하다. 치주 조직 형성과 회복 등 치료에는 백악질 특이 단백질 정보와 치주조직에 핵심 역할을 하는 백악질 형성 원리를 구명하는 연구가 필요했다.
정필훈 교수는 치아줄기세포의 치주조직 재생을 위해 백악질 재생을 확인할 수 있는 단백질(CEMP1)에 주목했다. 낮은 산소분압이 치아줄기세포 속에서 CEMP1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EMP1 활동으로 백악질 분화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저산소유도인자(HIF-1)라는 다른 저산소 유도 단백질이 매개체가 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탄가스 중독 치료와 조직 재생 등 기존 산소 이용 치료에는 고압산소가 활용된다. 저압산소는 상대적으로 조직 재생과 거리가 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 교수는 치아뿌리 백악질 재생에는 저산소가 쓰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정 교수팀은 살아있는 세포가 낮은 산소 분압 조건에서 발생하는 대사물질 탐지 방법을 활용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알려진 치아뿌리 생성 방식과 다르게 저산소 환경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 성과는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치의재생의학 연구 분야에 새로운 활용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조직공학회 1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