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만으로 10억원을 벌어들인 작가가 출판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확산되는 전자책 시장이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도 자가 출판(Self-Publishing) 작가의 수익 창출 기회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아마존닷컴에서 중편 스릴러 소설 `울(Wool)`로 흥행 작가 반열에 오른 휴 하웨이가 전자책 판매 데이터를 근거로 “자가 출판 작가가 전통 방식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 사실을 보도했다.
하웨이는 울은 갖고 여러 출판사를 두드렸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는 `킨들 직접 출판(KDP, Kindle Direct Publishing)` 시스템에서 자가 출간해 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 소설은 `자가 출판 시대의 정착`을 증명한 전자책이란 평가를 받았다. 출판업계가 자가 출판에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까지 고조시켰다.
이날 하웨이가 내놓은 데이터는 기존 상식을 부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하웨이는 “책 판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전자책이 차지하기 시작했다”며 일반적으로 전자책이 책 시장의 25%가량을 차지한다는 지금까지의 보고서를 반박했다.
하웨이가 아마존에서 하루동안 팔린 공상과학, 미스테리·스릴러, 로맨스 세 분야의 소설 판매를 집계한 결과 상위 2500여개 베스트셀러 중 86%가 전자책 단말기 `킨들`에서 판매됐다. 하웨이에 따르면 세 분야의 `독립(indie)` 작가가 낸 책은 상위 5대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작가의 작품보다 더 많이 팔렸다. 자가 출판 작가가 전체 매출의 47%를 내 32%를 차지한 상위 메이저 출판사 계약 작가를 넘어섰다.
전자책의 빠른 보급이 자가 출판에 힘을 더하면서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말이다. 집필부터 기획, 편집과 출판까지 작가 스스로 맡는 자가 출판은 전자책 확산과 함께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 등 장점을 갖고 경험과 마케팅으로 무장한 전통적 대형 출판사 입지를 좁게 만든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