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 라쿠텐이 모바일메신저 겸 인터넷전화 ‘바이버’를 1조원 가까운 돈에 샀다.
16일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라쿠텐은 바이버미디어를 9억달러(약 9540억원)에 인수한다. 절차는 내달 완료된다. 라쿠텐 측은 “세계 1위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인수를 결정했다”며 “바이버로 새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은 “바이버를 활용해 메시지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사업을 연결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을 전했다.
라쿠텐의 사업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회사는 전자상거래부터 여행, 증권, 포털, 엔터테인먼트, 통신 등의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도호쿠 골든이글스, 프로축구 J리그 빗셀 고베도 라쿠텐 소유다. 내수 시장 위축으로 고민했던 라쿠텐은 바이버 인수로 새로운 온라인 사업영역 성장엔진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라쿠텐은 2012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핀터레스트에 투자했고 2011년에는 캐나다 전자책업체 코보를 인수하기도 했다.
바이버는 이스라엘의 벤처사업가 탤먼 마르코가가 2010년에 창업했으며 스카이프와 비슷한 스마트폰용 모바일전화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바이버 비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도 전화를 걸 수 있는 데스크톱 전용 메시지서비스도 내놨다.
라쿠텐의 바이버 인수로 세계 모바일메신저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을 비롯해 미국의 왓츠앱, 중국의 위챗에 이어 일본까지 합세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미키타니 회장이 최근 뉴욕 양키스에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를 내줬지만 충분한 위안거리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저력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이 이스라엘 유망 벤처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