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팬택, 통신 모듈 사업으로 유휴인력·공장 활용…M2M시장 선점땐 절대강자도 가능

팬택이 통신 칩 모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사물지능통신(M2M)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계에 직면한 단말 비즈니스의 돌파구로서 칩 모듈 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칩 모듈 사업이 단말 제조와 비슷해 기존 제조라인과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점도 전략적으로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인력 구조조정 대신 유휴 인력을 신사업으로 돌릴 수 있는데다 공장 가동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초창기인 M2M 모듈 시장을 선점하면 향후 이 시장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M2M 모듈 공급이 대부분 기업 간(B2B) 비즈니스여서 주요 고객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M2M 시장 연간 30% 성장

국내 M2M·IoT 시장은 연간 50만대 수준이다. 연간 성장률은 20~30%에 달한다. 세계 시장은 이보다 훨씬 크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3년 12월 기준 일본과 중국 M2M 가입자 수는 각각 1130만명, 2840만명 수준으로 국내 238만명에 비해 6배에서 11배 이상 많다. 팬택이 올해 M2M 사업 목표중 하나로 일본 등 해외 수출을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M2M·IoT는 국가 정책상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미래부는 4대 기반 산업 중 하나로 지능형 사물인터넷을 선정하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교통, 의료, 국방, 홈네트워크, 치안 등 생활 전반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비해 경쟁자와 체급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도 팬택이 M2M 사업을 강화하는 큰 이유다.

◇스마트폰 3위지만, M2M은 왕좌 노려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1, 2위 사업자의 벽을 뚫기가 힘들지만 M2M 쪽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며 “특히 모듈 시장은 주로 중소기업 혹은 중국 제품 점유율이 커 대기업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춘 팬택이 도전할 만한 분야”라고 평가했다.

쉽게 말해 경쟁구도가 고착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M2M 분야는 아직 ‘무주공산’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팬택은 지난해 S1 M2M 모듈 공급 사업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M2M 사업 강화 행보를 보이며 관련 업계는 긴장한다. 시장 크기가 확대되는 등 활력소도 있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자칫 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통신모듈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위주 생태계에 변화가 일 것”이라며 “중국산 저가 M2M 모듈 수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팬택이 국내 M2M 시장 참여를 본격화하며 어떤 생태계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중·일 M2M 가입자 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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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