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작년에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SFC)이 17일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신문인 SFC는 이날 ‘애플이 새 열매를 맺기 위해 통 큰 생각을 하다’는 제목의 1면 톱 기사에 이런 내용을 실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4월께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로 찾아가 애플의 인수합병(M&A) 업무 책임자인 에이드리언 페리카를 만났다.
SFC는 또 익명 취재원의 말을 인용해 머스크가 당시 팀 쿡 애플 CEO도 만났을 개연성이 크다고 전하면서, 애플이 테슬라 인수에 관심이 매우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취재 내용에 관해 테슬라 측은 논평을 거절했고 애플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SFC는 전했다.
애플의 테슬라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고급 전기차인 모델 S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당장 얻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이 자리잡기 전에 현금 유동성 위기를 몇 차례 겪은 적이 있는 테슬라의 입장에서는 항상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애플과 합병을 당장 추진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애플과 테슬라가 제휴함으로써 양사의 기술이 결합된 첨단 전기자동차나 정보통신 기기가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독일의 투자 분석가인 아드난 아흐마드가 팀 쿡 애플 CEO와 애플 이사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해야 한다”고 제안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SFC의 보도가 맞는다면, 애플은 아흐마드보다 반년 전에 이미 그런 생각을 하고 테슬라와 상당히 깊은 이야기까지 나눴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SFC는 아울러 애플이 차세대 사업을 위해 혈관 내 피 흐름을 탐지해 심혈관계 질환을 발견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전했다.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피가 통과할 때 어떤 소리를 내는지 파악해 동맥경화를 미리 탐지하고 심장마비 위험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 기술 개발을 이끄는 인물은 THX 사운드 시스템과 10.2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발명한 오디오 엔지니어 톰린슨 홀먼이다. 홀먼은 지난 2011년 애플에 입사했다.
애플은 아울러 심장의 전기 신호를 탐지해 심장질환을 알아내고 예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2월 애플의 제프 윌리엄스 운영담당 선임부사장 등 고위 임원이 마거릿 햄버그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의료기기 승인 책임자인 제프리 슈렌을 만나기도 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