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야당 몫 상임위원 추천을 놓고 민주당 일부 중진 의원들을 위시한 각 계파들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 2기 임기는 다음달 말 완료될 예정이어서 3기 상임위원 후보는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은 위원장과 위원 1명을 대통령이, 다른 위원 1명은 여당이 지정하고 나머지 2명은 야권이 추천한다. 민주당은 2명을 뽑기 위해 지난 4~10일 공모를 진행해 총 11명의 응모를 받았다.
공모에 지원한 인사 중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추천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쪽 관계자는 “조 전 수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사회를 맡는 등 DJ계와 친밀한 관계면서도 친노 세력과도 가깝다”고 전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민주당에 연임 의사를 밝힌 김충식 현 부위원장과 고삼석 중앙대 교수, 권혁남 전북대 교수 등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하마평에서 별로 드러나지 않다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권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언론 관련 법 등 이슈가 불거질 때 강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내 전북계 인사인 정세균 의원 등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교수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언론노조 등 시민단체 지지를 받고 있다. 고 교수 외에도 이완기 민언련 정책위원장,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등이 시민단체가 추천한 인물이다.
이처럼 야권의 상임위원 추천이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조직을 이끌어갈 행정력이나 여당에 맞설 전투력보다 ‘자기 사람 챙기기’ 식으로 흘러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 경험과 미디어 분야 전문성을 우선 순위에 놓고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여당 몫으로는 이경재 현 위원장의 연임과 허원제 전 새누리당 의원이 거의 확정적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지금까지 관행상 관료 몫으로, 미래부 실장급 인사와 방통위 출신 기관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