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관심을 가진 내용이 담긴 웹페이지를 광고 체인으로 엮어라.”
한국 시장에서 검색 점유율이 PC 3%, 모바일 10% 정도 밖에 안 되는 구글이 네트워크 광고시장을 절반 이상 장악하며 급성장했다. 비결은 바로 제휴매체를 네트워크로 엮고 해당 웹페이지 내용에 따라 연관 광고를 노출하는 ‘구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GDN) 사업에 있다.
한국 인터넷업계가 이 같은 구글의 행보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온라인 광고시장의 ‘절대 금맥’으로 여겨지던 검색광고의 지배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카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광고 효율 뛰어나…해외 기업 주도
네트워크 광고는 사용자 관심 분야를 짚어내 관련 광고를 자동 노출하기 때문에 일반 배너보다 효율이 높다. 19일 한국온라인광고협회가 발표한 2013년 온라인광고 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작년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규모는 6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며 정체를 벗어났다. 반면 검색광고 매출 성장률은 2%에 그쳤다.
스마트폰을 통한 웹 및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네트워크 광고 등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이 성장했다. 지난해 포털 3사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줄거나 제자리걸음했음에도 전체 시장이 성장한 것은 외국계 인터넷 기업의 선전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적화된 광고 기술과 안드로이드 OS, 유튜브를 가진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성장 열매가 돌아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최근 2~3년간 급성장하며 작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로 국내 네트워크 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용자 행태 및 키워드 분석, 효율적 입찰 등 기술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은 모든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경험, 요구 등 사용자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한국 기업 “그냥 뺏길 순 없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내달 자체 네트워크 광고 ‘다음 디스플레이 네트워크’(DDN)를 시작한다. 지난해 자체 검색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기 시작한데 이어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광고까지 시작하면서 유무선을 아우르는 광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광고대행사와 일부 온라인 사이트와 협의하며 정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음 관계자는 “요즘 광고주는 단순 노출보다 효율에 대한 요구가 크다”며 “작년 11월 베타테스트에서 광고주 주요 지표가 최대 10배 이상 상승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모바일에서 네트워크 광고 ‘아담’을 내놓고, 앱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TNK팩토리와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에 투자하는 등 모바일 광고도 ‘효율’을 키워드로 상품군을 구성했다.
디엔에이소프트와 얼라이언스인터넷도 국내 블로거와 온라인 매체, 전문 사이트 등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광고를 진행 중이다. 디엔에이소프트는 노출 횟수가 늘어나면 광고 단가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효율을 높인다.
◇모바일 수익 모델로도 주목
유선 웹의 검색 광고 같은 킬러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나오지 않은 모바일 분야에서도 광고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모바일 시장에서도 외국계 인터넷 기업 매출이 늘면서 전체 시장의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금이나 게임 아이템 등 단순 리워드 중심에서 벗어나, 화면이 작고 입력이 불편한 모바일 환경에 맞는 기법을 찾는데 주력한다. 크리테오는 쇼핑 사이트에서 본 상품에 대한 광고를 사용자가 방문한 다른 사이트에 띄우는 리타깃팅을 모바일에 적용한다. 인모비는 사용자 상황을 인식하는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내놓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