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 소재 기업들도 지난해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우케미칼, 듀폰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생산공장을 철수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국에서도 소재 기업만큼은 ‘평생 직장’ 개념이 남아 있었지만 최근 몇년 사이 그것도 옛말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매출액이 늘어난 업체가 다수다. 농업, 헬스케어 등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있고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 신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곳들이다.
지난해 듀폰은 매출액 357억3400만달러(약 38조1246억460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48억12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10억달러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7.8%에서 16.4%로 떨어졌다. 지난 2011년 18.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외형은 커지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인 셈이다.
디스플레이 액정 소재 1위 업체 머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신사업을 펼치면서 지난 2012년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까지 80억6380만유로(약 11조8853억1546만원)을 달성, 지난 2012년 같은 기간보다 0.4% 성장했다. EBITDA는 38.7% 올랐다.
다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액 571억달러(약 60조9199억9000만원)를 냈다. 전년에 비해 1% 성장했다. 영업이익(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EBITDA)은 105억달러(약 11조2024억5000만원)를 거뒀다. 지난 2012년보다 84억달러가 올랐다. 특히 기능성 플라스틱 분야 상승폭이 컸다.
특히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실적은 화학소재 기업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보여준다. 경기에 따라 실적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일반 화학소재 업종과 달리 스미토모화학은 매출액 확대와 수익성 확보에 모두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미토모화학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1조6063억엔(약 16조7588억4900만원)을 거뒀다. 지난 2012년 같은 기간보다 1839억엔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712억엔(약 7428억4400만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367억8600만엔 대비 2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기초 소재는 75억엔 줄었지만 플라스틱, IT 관련 소재는 각각 659억엔, 522억엔 상승하는 등 첨단 산업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한 덕분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