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유선 상품 재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유선 상품을 재판매하며 막대한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과다한 도매대가 제공으로 유선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재판매 위법 여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별정통신사업자 자격으로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상품 재판매를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에서 도매가로 구입한 뒤 소비자에게 SK텔레콤이 파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유선시장으로 전이시키고 있는 점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과 유선 결합상품 판매 비중을 늘려 유선상품으로 이동통신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해 과도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성준 LG유플러스 컨버지드홈사업부장(전무)은 “SK텔레콤은 상품결합 시 홈 상품(인터넷)을 거의 공짜로 제공하면서 ‘휴대폰을 다른 곳으로 바꾸면 인터넷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70%에 이르는 과도한 도매대가를 지급하고, 인력·자금·유통망 등을 SK브로드밴드에 우회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방통위 신고서에 △위법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재판매 금지 △점유율 상한 부과 △법 개정을 통한 계열사 간 재판매 규제 강화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근거 없는 비방이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 유선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이 결합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합하면 LG유플러스보다 가입자 증가폭이 적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도매대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심결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도 “LG유플러스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고, 이에 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며 “오히려 LG유플러스는 통신 결합상품 시장에서 60만~70만원의 과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시장 과열을 주도하면서 소비자 편익은 뒤로한 채 경쟁사 비방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