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 인수합병 과열경쟁 "거품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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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대기업 경쟁이 인수합병(M&A) 시장 거품을 부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올해 기술 기업 인수 규모가 500억달러(약 53조6000억원)에 이르며 닷컴버블 이후 최고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다.

최근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으로 주머니가 넉넉해진 대기업이 인수 시장에 돈을 쏟아 붓는다. 대표적 기업은 페이스북과 구글이다. 페이스북은 모바일메신저 ‘와츠앱’ 인수에 190억달러를 써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0년 이후 이뤄진 단일 기업 인수 중 최대 규모다. 구글 역시 와츠앱을 손에 넣기 위해 100억달러(약 10조7200억원)를 베팅했지만 페이스북에 밀렸다고 알려졌다.

4억5000만 사용자에 북미 지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서비스지만 천문학적 인수 가격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스타트업 인수에 지나치게 큰돈을 썼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CCI인사이트의 거프 블라버 연구원은 “마치 상한 제한이 없는 라스베이거스 포커 게임이 시작된 듯하다”며 “와츠앱 인수가격은 미성숙한 모바일서비스 가치에 지속될 수 없는 거품이 끼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별한 수익원이 없는 모바일 서비스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다는 금융권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권은 최근 이뤄지는 기술 기업 인수가격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며 “이들이 인수가격에 소수점을 잘못 찍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치솟은 인수가격은 기존 기업의 조급함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리튼 리서치의 렛 월래스 대표는 “일단 대중의 관심을 상대에게 빼앗기면 그것으로 파티는 끝”이라며 “떠오르는 기업을 빠르게 인수해야만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인수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거액을 쓴 와츠앱 인수 배경에는 치밀한 전략보다는 어떻게든 경쟁자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한 페이스북의 절박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일어난 천문학적 인수 합병 사례

인터넷 업계 인수합병 과열경쟁 "거품 심하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