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0g LG전자 울트라PC `그램` 탄생 위해 0.1g 볼트 8개를 없앴다

10mm서 4.4mm로 줄인 슈퍼 네로우 베젤 완성후탄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숫자로 보는 울트라PC '그램'의 혁신

‘연출사진 아니야?’

가름한 여성이 노트북을 엄지·검지·중지 세 손가락으로만 들고 있는 LG 울트라PC ‘그램’ 광고를 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들어보면 ‘움찔’한다. 예상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LG전자 울트라북 그램 개발진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호 PC개발실 PC개발1그룹 수석연구원, 황윤희 포스트 PC상품기획팀 대리, 신효식 PC연구실 PC기구개발팀 수석연구원
LG전자 울트라북 그램 개발진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호 PC개발실 PC개발1그룹 수석연구원, 황윤희 포스트 PC상품기획팀 대리, 신효식 PC연구실 PC기구개발팀 수석연구원

1㎏이 채 안 되는 980g 울트라PC 그램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연구개발(R&D) 노력으로 탄생했다. 작년 1월부터 한달여간 시장 조사를 해보니 더 가볍고, 휴대가 간편한 노트북 욕구가 많았다.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의 무게를 확인해 보니, 13~15인치 노트북 경우 1.3~1.8㎏이었다. 상품기획·개발기획·생산·디자인 인력 등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팀은 차기 제품 무게 목표로 1㎏ 미만인 999g을 잡았다. 김석호 LG전자 PC개발1그룹 수석연구원은 “모든 제품의 무게가 ‘㎏’이어서 우리는 ‘g’으로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마침 LG디스플레이와 협업 중이던 ‘슈퍼 네로우 베젤(테두리)’가 완성됐다. 세계 최초의 네오에지 디스플레이로 기존 10㎜였던 노트북의 베젤이 절반도 안 되는 4.4㎜로 줄었다. 이를 통해 무게를 50g 줄였다. 추가로 낮춰야 할 무게는 120g. 노트북에 들어가는 부품 80여개 각각을 개발진 모두에게 할당했다. 0.1g이라도 무게를 줄이라는 미션이었다. 그리고 매주 보고대회를 열었다. 성공사례와 무게를 낮추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성과물이 노트북에 들어가는 스크류 볼트 개수를 줄인 것. 디자인 개선 일환으로 나온 아이디어로 개당 무게가 0.1g에 불과하지만 12개였던 볼트를 4개로 확 줄였다. 실제로 그램의 밑바닥을 보면, 볼트 없이 깔끔하다. 신효식 PC연구실 PC기구개발팀 수석연구원은 “무게가 안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마치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듯이 조금씩 줄었다”고 소개했다. 치열한 노력은 목표치(999g)를 초과 달성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졌다. 그램의 공식적인 무게는 980g이다.

그램은 LG전자가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내놓은 야심작이다. 특히 깔끔한 디자인의 외관이 눈에 띈다. 황윤희 포스트PC상품기획팀 대리는 “스크류 볼트를 없애는 것은 정말 고된 작업이었다”며 진정한 ‘클린 디자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혁신적인 기술도 대거 가미됐다.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 작성시 눈이 편하도록 파란 빛(블루라이팅)의 파장을 줄여주는 ‘리더(Reader) 모드’, 노트북 커버(윗덮개)를 열면 바로 PC가 켜지는 ‘오픈 부팅 기능’이 사례다. 오픈 부팅 모드는 조금이라도 PC 부팅 시간을 줄이겠다는 LG의 고민이 녹아 있다.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운용체계(OS) 부팅전까지 시간을 4.8초로 줄였다. 2012년 모델만해도 9.9초였으며 지난해 제품은 5.8초였다. 키보드의 클릭감도 개선했다. 스피커폰과 헤드폰 볼륨을 각각 운용해, 스피커폰으로 듣다가 헤드폰으로 전환했을 때 높은 볼륨에 놀라는 경우를 막았다.

김석호 수석연구원은 “그램 개발 과정에서 협업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노트북을 태블릿PC만큼 가볍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램 개발에는 LG전자 PC 개발부문 이외에 LG전자 생산기술원(키보드 클릭감)과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LG화학(노트북 케이스)이 참여했다.


【표】숫자로 보는 울트라PC `그램‘의 혁신

※자료:LG전자(지난해 모델과 비교)

980g LG전자 울트라PC `그램` 탄생 위해 0.1g 볼트 8개를 없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