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 ‘넛잡’의 비결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세제 지원 등 기존 제도를 충분히 활용한 점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넛잡이 현재 미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상영 한 달만에 5847만달러(약 62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을 널리 알린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도했다. 넛잡은 지난 1995년 우리나라와 캐나다 정부가 애니메이션 공동합작 조약을 체결한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첫 성공 작품이다. 넛잡의 성공에 힘입어 향후 양국 합동제작 기회와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은 넛잡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스토리’를 꼽았다.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은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문화적 차이로 인해 스토리에 대한 해외 관객의 공감을 많이 사지는 못했다. 심청전이나 춘향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은 효나 충절이 미덕이지만 외국 문화와는 차이가 크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넛잡은 다람쥐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내세우고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스토리를 채용해 인기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총 4200만달러(약 4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넛잡은 캐나다 제작사와 미국 배급사가 공동 참여했다. 캐나다 제작사는 자국의 세금 감면 혜택인 ‘택스 크레딧’을 받아 투자 비용의 45%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캐나다 정부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조달 문제를 최소화하고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캐나다의 택스 크레딧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제작사도 캐나다에서 작품을 만드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알려졌다. 외신은 “개봉 시장과의 문화 차이를 줄이고 기존 제도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다수의 한국 애니메이션이 빛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