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을 머리 위에 올려 귀요미송을 부르는 여성,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싸우는 어린 자매, 매운 한국 음식을 먹으며 쩔쩔매는 외국인. 요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서 흔히 만나는 유머 동영상이다. 이 많은 동영상은 누가 어디서 가져오는 걸까.
몬캐스트 남대광 대표와 남혜진 이사는 유머 동영상으로 요즘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배꼽 잡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은 ‘좋아요’가 160만건을 넘었고, 게시물 하나의 평균 재생 횟수는 32만건에 이른다.
카카오스토리에서 ‘세웃동’ 친구는 130만명으로 최고 인기 계정이다. 10대 학생에서 50대 어르신까지 모두 모이는 우리나라 양대 SNS에서 가장 영향력 큰 콘텐츠인 셈이다. 누나와 동생이 꾸려가는 2인 기업이 1년 남짓 기간에 만들어낸 성과다.
남대광 대표는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모바일 동영상이 대세가 됨을 느껴 세웃동을 열었다”고 말했다. 2012년 ‘귀요미송’ 열풍이 계기였다. 남 대표는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고 시청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교육 서비스를 하며 부업으로 페이스북 마케팅 대행을 하던 남매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음을 직감했다. 남혜진 이사는 “이미지가 스쳐지나갈 뿐이라면 동영상은 들어갔다 나오는 셈이라 몰입도가 훨씬 크고 네티즌 반응도 빨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장사를 시작해 대학 때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온 남 대표와 티유미디어에서 일한 남 이사는 세웃동을 위한 최적의 조합이었다. 두 사람은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 네티즌들에게 먹힐만한 재미있는 동영상을 골라냈다. 지금까지 40만개의 영상을 보고 그중 2만개를 올렸다.
사용자의 반응을 보며 끊임없이 동영상을 고르는 안목을 키웠다. 남 대표는 “20대 대학생이 주류인 페이스북, 중·고등학생의 응집력이 특징인 카카오스토리 등 플랫폼별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세웃동의 힘에 외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프라이머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 라인에도 세웃동 계정을 열었다. 남 이사는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상파 영상은 아예 채택하지 않고 케이블 방송과는 제휴를 맺었다”며 “제보 영상 비중을 높이고, 외부 광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월에는 자체 모바일 서비스 ‘몬캐스트’도 시작한다. 온라인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가 목표다. 남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 맞는 엔터테인먼트 큐레이션 서비스를 지향한다”며 “바이럴 동영상을 활용한 수익 모델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