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에서 비밀요원 제임스 본드는 지문을 인식해 다른 사람은 사용할 수 없는 첨단 권총을 쓴다. 이와 비슷한 ‘스마트 권총’이 실제로 등장했다.
독일 총기제작기업 아마틱스가 손목시계와 연동하는 스마트 권총 ‘iP1’을 개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권총과 통신하는 손목시계를 찬 사람만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시계와 권총이 가까이 있으면 총 뒤쪽에 초록색 불이 켜지고 발사가 가능하다. 시계가 없으면 권총은 무용지물이다. 아마틱스는 iP1이 총기 사고와 범죄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 권총 지지자는 이 기능이 자동차 에어백과 같다고 주장한다. 22구경 권총인 iP1과 시계를 합친 가격은 1798달러(약 193만원)다.
아마틱스 외에도 똑똑한 권총을 만드는 연구가 한창이다. 뉴저지기술연구소는 사용자가 총을 쥐는 방법과 습관을 인식하는 센서를 연구한다. 코디악암스는 007 영화에 나왔던 지문인식 총 ‘인텔리건’을 예약 주문 받는다. 스타트업 자다음은 총기가 이동하면 소유주에게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내놨다. 이 앱으로 원격에서 총기 사용을 차단한다.
스마트 권총은 큰 무기 산업에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실리콘 밸리 갑부로 구글, 페이스북 등에 투자한 론 콘웨이는 지난 1월 100만달러를 내건 스마트 권총 기술 경진대화 ‘X프라이즈’를 시작했다. 콘웨이는 “우리는 아이폰과 같은 권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5S 홈버튼은 지문인식 센서가 들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용자를 인증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