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스마트기기산업

중국 스마트기기 업체 성장이 파죽지세다. 자국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노린다. 낮은 가격만 내세우지 않는다. 질적으로도 성장했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신제품 외에도 패블릿과 스마트밴드를 선보였다. 패블릿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의 중간에 걸친 제품이다. 스마트밴드는 스마트워치와 팔찌를 합친 웨어러블기기다. 새 카테고리를 공략해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더욱이 경쟁사 제품보다 가볍고 얇다. 프로세서를 비롯해 고성능 부품을 탑재했으며, LTE를 지원한다. 저가 제품에서 벗어나 유럽, 미국 스마트기기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당장 한국 기업이 타깃이다.

이 회사 뿐만 아니다. 모토로라 단말기 사업을 인수한 레노버에 ZTE, 샤오미, 쿨패드 등 중국 후보 선수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얕잡아보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업체 간 진검승부가 올해부터 벌어진다.

중국 업체의 거센 도전을 어떻게 따돌릴 수 있을까. 가격 공세야 맞서려 해도 쉽지 않으니 강점을 극대화하고 차별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강점은 브랜드와 통신사업자 네트워크다. 그간 업체 선두권에 계속 머물면서 쌓은 지위다. 이를 유지하려면 기술력 향상은 물론이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든다. 세계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중국 업체들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려 한다. 방어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차별화한 기능과 제품으로 계속 한발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 소프트웨어와 소재부품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 기기엔 여전히 차별화 포인트가 많다. 권역별, 나라별로 특화한 기능 개발 여지도 많다. 중국 업체에 앞서 이를 지속적으로 선도해야 한다. 지속적인 차별화로 중국 업체 도전을 뿌리친 가전 사업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노키아, 모토로라, 림에서 확인했듯이 스마트기기시장은 졸면 죽는 곳이다. 우리가 오히려 도전자라는 생각으로 신발 끈을 다시 맬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