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국산 무기체계 SW결함 발견…첫 방산 SW품질인증 도입

제어조정장치 등 국산 무기체계에 잇따라 소프트웨어(SW) 결함이 발생하자 정부가 국내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SW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모든 SW는 정부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제품 공급 시 불이익을 받는다.

<무기체계 SW 결함 원인>
 자료:국방기술품질원
<무기체계 SW 결함 원인> 자료: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품질원은 무기체계 하드웨어(HW)에만 적용해오던 품질인증 제도를 SW로 확대해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무기체계 SW품질인증 제도 도입에 필요한 절차와 기준안은 연내에 마련될 전망이다.

최근 국산 무기체계 양산이 추진되는 가운데 내장 SW에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SW 오류로 제어조정장치 시스템이 멈추는 등 양산과정에서 연이은 SW 결함이 드러났다. 지난해 무기체계 SW 신뢰성 검증 결과 치명적 결함이 192건, 중대한 결함이 75건으로 상당수 발견됐다. 결함 원인도 메모리 누수, 메모리 침범, 문자열범위, 파일자원 누수 등 다양하다. 11개 사업에서 1150만 라인 소스코드 대상으로 안정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7637건의 결함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방위산업체의 SW품질관리가 미흡해 개발 시 나타난 SW 결함이 양산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품원은 무기체계 SW 결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국내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SW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무기체계 SW품질인증은 일반 SW 관리 품질인증 제도인 CMMI 등을 국방 무기체계에 맞게 변경, 적용할 계획이다.

SW품질인증 제도가 도입되면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방산업체는 개발 단계부터 소스코드 무결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증은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정적 테스트와 더불어 실제로 장비를 구현하면서 SW 오류를 발견하는 동적 테스트까지 병행 실시된다. SW품질인증을 획득했더라도 매년 인증 유지를 위한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후에도 상시적으로 품질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SW품질인증을 획득한 무기체계에는 입찰 시 혜택을 부여한다.

SW품질인증을 획득하는 데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방산기업 대상의 지원 정책도 마련된다. 국방기품원은 먼저 함정·항공, 전력지원체계, 탄약, 유도전자, 기동화력 분야 대상으로 SW품질관리 무상 교육을 실시한다. 이어 보유한 소스코드 검정 필드를 중견·중소 방산기업에 개방할 예정이다. SW품질인증 검사에 앞서 중견·중소기업이 개발한 소스코드를 사전 검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경용 국방기품원 SW전문위원은 “인증제도가 시행되면 중견·중소 방산기업의 SW품질관리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첨단무기를 생산하는 대형 방산기업도 상시적으로 SW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