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하나가 세계에서 2억달러의 매출을 만들어내는 시대다. 그만큼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창조경제포럼 2월 조찬간담회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낸 ‘애니메이션’과 ‘음악시상식’의 성공 요인을 짚어봤다.
하회진 레드로버 대표는 “철저한 시장분석과 열악한 투자환경을 극복해내며 기회를 잡았다”며 ‘넛잡’의 성공을 이렇게 설명했다. 넛잡은 겨울을 나고자 도심 땅콩가게 습격에 나선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3D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레드로버가 캐나다와 공동으로 만든 글로벌 타깃 작품이다. 국산 애니메이션 처음으로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3472개 상영관에 거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넛잡은 북미에서 지난달 17일에 개봉한지 3주차에 박스오피스 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18일 기준으로 585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하회진 대표는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총 6500만달러를 예상하고, 북미 이외 지역에서 65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 부가판권 시장에서 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해 ‘넛잡’으로 전 세계 총매출 2억 2000만~5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널리 알린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국산 애니메이션 투자가들에게 첫 이익을 남긴 작품이 된 셈이다.
하 대표는 “처음 투자받으러 다닐 때 20곳 넘게 문전박대를 당했다”며 “배급사에는 안 믿고, 결국 50억을 우리가 선투자하고 그 지분을 재파는 형태로 투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 전문 펀드에서 초대형 국내 애니메이션 대형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배급사 선정이 됐음에도 투자를 꺼리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해외 진출에 성공한 포인트로는 △철저한 시장분석 △열악한 투자환경 극복 △할리우드 네트워크 구축 △한류의 중심 ‘싸이’를 통한 시너지로 꼽았다. 레드로버는 애니메이션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3DTV 애니메이션 시리즈 TV제작물 경함을 바탕으로 영화로 시장을 확대했다. 또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와 계약 체결로 투자 불신을 해소했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도 활용해 수출입은행에서 70억원의 지원도 받았다. 한류로 떠오른 ‘싸이’ 캐릭터 활용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이번 성공에서 얻은 것은 바로 탄탄한 네트워크다. 하 대표는 “오픈로드, 와이슈타인컴퍼니, 워너브라더스, 20세기 폭스 등 글로벌 메이저 배급사들과 계약해 이제는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쌓은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CJ E&M은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를 세계적으로 키워냈다. 그 이름처럼 매해 성장해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로 거듭난 모습이다. 지난 2013 MAMA는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 홍콩에서 1만명이 넘는 규모의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렸다. 티켓은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미디어 파트너사와 스폰서 협력사도 매해 수가 늘어 올해는 홍콩 최대 기업 미디어 아시아와 TVB, 호남위성, 폭스 인터내셔널 채널,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투도우까지 참여했다. 신형관 CJ E&M 상무는 “국내 처음 한류는 2002년 겨울연가로 시작한 ‘배우’에서 2011년 슈퍼주니어같은 ‘가수’로 나아갔다”며 “CJ E&M은 우리나라 문화와 배우, 음식, 패션 문화를 알리는 한류 3.0시대를 열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MAMA는 1999년 ‘Mnet KM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2000년 MMF, 2004년 MKMF로 꾸준한 진화를 거듭해 오다가 2009년부터 MAMA로 탈바꿈해 지난해 2013년에는 출범 15년이 됐다. 지속적인 투자를 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다 흑자를 낸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신 상무는 “비틀즈 이전에는 영국의 음악이 세계적이지 않았지만, 비틀즈 이후에는 전 세계가 영국 것을 친근하게 받아들였다”며 “우리도 단순 배우와 가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한류 ‘시스템’과 ‘산업’을 수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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