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이 복잡하고 쓸데없이 많은 기능을 넣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 가치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드러났다.
USA투데이는 연비와 주행성능이 뛰어난 자동차가 컨슈머리포트에서 좋은 점수를 못 받는 이유는 안전성이 떨어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탓이라고 보도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근 자동차 선택의 중요 요소로 떠오르며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제이크 피셔 컨슈머리포트 자동차시험 팀장은 “제조사는 전자 장치에 계속 많은 기능을 추가한다”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더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떨어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PC처럼 다시 부팅해야 하는 지경에 빠지기 일쑤다.
포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때문에 컨슈머리포트 점수가 낮은 대표적 회사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의 일반적인 주행 성능은 혼다와 도요타, 심지어 1위 렉서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포드의 최종 성적은 23개 브랜드 중 22위다. 마이크로소프트 기술로 만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포드 터치’가 자동차 신뢰성을 떨어트린 주범이다.
피셔 팀장은 “포드 퓨전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유럽 스포츠 세단처럼 성능이 좋지만 각종 컨트롤 기능이 내장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낙제”라고 분석했다. 포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대신 블랙베리 QNX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변경했다. QNX는 BMW와 아우디가 써 안전성을 입증했다.
캐딜락도 포드와 비슷하다. 캐딜락 CTS는 멋진 디자인과 고급스런 실내 인테리어로 많은 사람이 갖고 싶은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재앙 수준이다. 피셔 팀장은 “캐딜락 CTS는 라디오 볼륨이 어디 있는지 찾기 힘든 차”라고 꼬집었다. 컨슈머리포트에서 캐딜락은 23개 브랜드 중 20위에 그쳤다.
혼다가 7위에 머무른 이유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탓이다. 피셔 팀장은 “혼다 어코드 V6은 가장 대중적인 중형 세단이지만 혼다링크 문제가 산적해 점수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기능인 혼다링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고객이 이 문제로 새 차를 판매상에게 가져가는 문제가 속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26일 온라인에 ‘2014년 자동차 스포트라이트’ 리포트를 공개했다. 테슬라모터스 전기차 ‘모델S’가 전체 1위로 꼽혔다. 컨슈머리포트는 모델S를 자동차와 컴퓨터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자동차라고 평가했다.
<2014 컨슈머 리포트 자동차 브랜드 순위>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