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4]한국-유럽, 신대륙 `5G` 영토싸움 시작됐다…주도권 확보 차원 동북아 연합 등 시급

[MWC2014]한국-유럽, 신대륙 `5G` 영토싸움 시작됐다…주도권 확보 차원 동북아 연합 등 시급

한국과 유럽이 5세대(G) 이동통신 주도권을 놓고 격돌했다. 우리나라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연을 공언한 가운데 유럽 역시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5G 선점을 위한 질주에 나섰다.

전통의 강호 유럽 군단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 지원과 범아시아 연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와이브로 전략에서 ‘국산 4G 기술의 글로벌화’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한 실기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26일 에릭슨, NSN, 알카텔루슨트 등 유럽 통신장비업체들이 MWC 2014에서 최저 1Gbps에서 최고 10Gbps 속도가 가능한 5G 기반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이들은 부스를 방문한 업체와 일부 VIP 전문가를 대상으로 5G 콘셉트와 시연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MWC 현장을 방문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밑그림을 그려오던 5G 기술을 유럽 통신장비회사들이 조금씩 실현해 나가는 단계”라며 “이동통신 개발 경험이 풍부한 유럽 대형 공급사들이 노하우를 투입해 빠르게 5G를 구체화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5G는 롱텀에벌루션(LTE, 75Mbps)보다 약 1000배 빠른 속도가 가능한 다음 세대 이동통신을 의미한다. 기술, 표준은 물론이고 주파수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각국 정부, 통신장비업체, 통신사 등이 나서 5G 전략을 모색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통신사, 통신장비회사, 국책 연구기관 등을 모아 5G포럼을 결성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산 5G 기술과 홀로그램 등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5G 개발로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5G 시연시기와 서비스를 특정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당장 유럽이 중심이 된 5G 진영의 거센 공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 동맹이 가장 무서운 무기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 3GPP 후신인 5GPPP를 설립하고 표준화 이슈를 부각시켰다. 알카텔루슨트, 에릭슨, 프랑스텔레콤, 화웨이, 인텔, NSN, 텔레콤이탈리아 등 24개 통신사, 시스템사업자, 리서치그룹이 참여한다.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 것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MWC에서 유럽 진영 표준화 동맹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LTE 확산에서 아시아 진영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인식이 강해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역시 “5G 정의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이번 MWC에서 보다 뚜렷해졌다”며 “일단 기가급 속도에 클라우드 RAN, Het-Net, 와이파이까지 함께 융합되는 등 콘셉트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초기 5G 전략에서 그림만 그리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MWC에서 10㎓ 이상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5G 기술을 시연했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초고주파 대역은 안테나를 작게 만들 수 있어 단말 제조 등에서 유리한 반면에 커버리지 확산 등에서 약점이 있다”면서도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뒤떨어지지 않아 다양한 도전을 감내하며 시도해 볼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