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공개된 웨어러블 기기들 중 착용해 다니고 싶은 제품이 있나요?”
26일(이하 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난 릭 오스텔로 모토로라 상품담당 수석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웨에러블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며 이전까지 공개된 모든 웨어러블 기기를 “정말 못생겼다(extremely ugly)”고 깎아내렸다. 27일 막을 내린 MWC 2014는 올 한해 스마트폰 제조사 간 웨어러블 기기 시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을 예고했다.
◇스마트폰보다 뜨거운 웨어러블 기기 경쟁
삼성 기어·기어2·기어 피트(fit)를 공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화웨이·소니가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고 중국 ZTE와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까지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애플을 제외한 세계 스마트폰 시장 1~7위 모두 올해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하는 것이 확정됐다. 스마트폰 분야가 ‘하드웨어 경쟁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평가받으면서 경쟁의 불씨가 웨어러블 기기로 옮겨 붙었다.
관심이 모아지는 방향은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웨어러블 기기 시장 판도를 얼마나 좌우하느냐다. 휘어진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이영희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경쟁사 제품과) 기본 기능은 유사하지만 뛰어난 하드웨어와 헬스케어 기능,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됐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주목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의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산업에 대한 청사진도 속속 발표됐다. 26일 MWC 2014 기조연설자로 나선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는 올해가 모바일 분야의 ‘흥분되면서도 파괴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 첫 번째 요소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미래에 지금 이 순간을 데이터가 21세기 산업을 이끌기 시작한 때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는 “사물인터넷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IBM과 시스코는 MWC 2014에서 각각 ‘CCTV로 수집한 데이터 기반의 교통관리 시스템’ ‘IoT 기반의 중장비 관리 시스템’ 등 당장 상용화 가능한 빅데이터·IoT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SAP는 축구 선수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 수립이 가능한 시스템을 시연했고 인텔·삼성전자는 IoT용 칩세트를 공개했다. 전시장 곳곳에 이동통신사나 자동차 업체 부스에 마련된 ‘커넥티드 카’도 눈에 띄였다.
◇늘어나는 기기·연결…보안 중요성 대두
이번 MWC 2014가 지난해까지의 행사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어느 때보다 보안과 관련한 화두가 많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고도화·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기술의 진화는 필연적으로 ‘정보 유출’을 염려하게 만든다. 여기에 스노든의 NSA 도·감청 내용 폭로도 유럽에서 열린 MWC 행사장의 보안 이슈에 기름을 부었다.
마이클 콤스 알카텔루슨트 CEO는 “통신의 보안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돼왔고, 우리는 고객에게 권한을 줄 뿐 정보를 남용하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연결이 인터넷프로토콜(IP)로 통합되면서 보안 이슈가 점점 다루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인텔·퀄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뿐만 아니라 젬알토 등 보안 전문기업도 이번 행사에 참가, 새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발표했다. LG전자는 보안성을 강화한 새 사용자경험(UX) ‘노크 코드’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웠다.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존 해링 모바일 보안 전문기업 룩아웃 CEO는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기조연설에서 “IoT 발달로 더 많은 사물들이 연결될수록 보안의 중요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MWC 2014 주요 내용
바르셀로나(스페인)=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