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지주, 부실 급증"

은행 부진으로 국내 금융지주사도 순익이 반토막났다. 반면 부실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지주회사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9.6% 감소한 4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8조4000억원 대비 절반이다.

저금리 기조 여파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급감하면서 이자이익이 3조4000억원(8.7%)줄어든 탓이다. 2010년 2.32%에서 2011년 2.30%, 2012년 2.10% 등으로 감소해온 국내은행의 NIM은 지난해 1.87%를 기록하며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종별 이익 기여도는 은행 부문이 60.2%로 가장 높고 저축은행과 여전서 등 비은행부문(34.2%), 보험부문(5.6%) 등이었다. 특히 은행수익 감소로 은행 비중이 전년보다 23%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기업 대출관련 대손 충당금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해 은행들이 STX 등 부실기업 여신 관련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을 가능성이 있어 이익 확정치가 전년 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지주사 총자산은 1905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조2000억원(4.2%) 증가에 그쳤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을 확대하면서 대출 채권이 40조원 증가했고, 지난해 7월 JB금융지주 신설, 하나생명 등에 대한 금융지주의 추가출자 등이 총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자산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말 부실채권비율은 1.87%로 전년 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2.0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지주회사의 부실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등 적립률은 119.1%로 전년 말 대비 16.7% 하락했다.

은행지주회사의 연결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은 14.12%로 전년 말보다 0.89%포인트 상승했다.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해 은행지주회사들이 지난해만 7조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다 지난해 12월 도입된 바젤Ⅱ·Ⅲ로 인해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 덕이다. 금감원은 모든 은행지주회사가 최소 자본규제비율(총 자본비율 8%, 기본자본비율 6%, 보통주자본비율 4.5%)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지주회사는 11개사이며, 소속회사는 은행 53개사, 금융투자 36개사, 보험 6개사 등 총 288개사다.


[표] 은행지주 연결당기순이익 업종별 비중 추이

(단위:억원)


* 흑자를 시현한 업종의 당기순이익을 합산하여 업종별 비중 산출

금감원, "은행지주, 부실 급증"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