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오는 2016년 시행되는 정부의 정년 만 60세 연장 방침에 앞서 선제적으로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재계 1위 삼성의 결정에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 확대와 맞물려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논의가 주요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7일 삼성전자는 2016년 의무 시행에 앞서 올해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동시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원협의회는 올해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만 55세 기준으로 전년의 임금 10%씩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학자금, 의료비 지원 등 복리후생은 기존과 동일하게 지원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사한 제도 도입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 등 주요 계열사도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키로 하고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정년 60세법’에 따르면 대기업은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해야 한다. 정년연장은 의무사항이지만 임금피크제는 기업들이 내부 협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10대 그룹 가운데는 LG와 포스코, GS 등이 제도를 이미 도입했지만 현대차는 노조의 거부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을 시작으로 임금피크제 도입논의가 재계 전반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해소할 방안으로 임금피크제가 대두됐지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 기업마다 일부 진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기업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에게 5년간 최대 840만원까지 지원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