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보안 스마트폰 `보잉블랙` 만든다

세계 최대의 항공업체 미국 보잉사가 보안 기능을 크게 강화한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잉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제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3년여간 비밀리에 개발한 이 휴대폰의 이름은 ‘보잉블랙’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이 스마트폰은 보안성을 대폭 강화했다. 로이터는 “제임스 본드 스파이 영화에서 볼 법한 스마트폰이 출현했다”고 묘사했다.

음성 통화가 암호로 바뀌어 전송될 뿐 아니라 사용자가 아닌 다른 이가 기기를 분해하려 할 경우 통화기록,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 모든 데이터가 지워지고 작동 불능이 되는 ‘자가 파괴’ 기능을 갖췄다. 추가 장치를 부착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거나 태양광 충전이나 위치 추적, 위성 신호 수신기, 생체 인식 센서를 활용할 수 있다. 보잉은 “정부 기관 혹은 관계자가 음성통화나 데이터 송수신·저장을 안전히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FCC에 제출한 출시 계획서에서 밝혔다.

보잉블랙의 크기는 가로 2.7인치, 세로 5.2인치로 아이폰5S와 비슷하다. 두께와 무게는 아이폰5S의 각각 2배, 1.5배 정도다. 듀얼 심(SIM) 카드를 써서 여러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 단일 네트워크만 쓸 수 있는 일반 휴대폰과 다른 점이라고 로이터는 비교했다. 3G 서비스인 WCDMA와 GSM은 물론이고 4G LTE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연계 기능을 모두 갖췄다.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익명의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가을쯤 출시될 것”이라 말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미 잠재 고객에 일부 물량 출하를 시작한 상태다.

보잉이 보잉블랙에 어떤 기술을 썼는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보잉이 주장한 보안 기능을 검증할 방법은 없다. 블랙베리와 삼성전자도 도청에 민감한 정부 고객을 위해 보안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