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메이저업체인 CJ헬로비전과 KT가 동글형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나선다. 구글 크롬캐스트로 잘 알려진 ‘동글형 OTT’ 서비스는 기존 유료방송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크롬캐스트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인 올 상반기 동글형 OTT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HCN 계열의 에브리온TV가 ‘에브리온TV 캐스트’를 내놓았으나 지상파 채널 등 콘텐츠 파워가 강한 채널이 없어 ‘돌풍’을 일으킬지 미지수다. 그러나 CJ헬로비전과 KT는 채널 경쟁력을 갖춘 N스크린 서비스 ‘티빙’과 ‘올레tv’를 활용할 계획이어서 시장 반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크롬캐스트와 비슷한 동글형 OTT 서비스를 준비했으나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연기했다”며 “에브리온TV 등 시장반응을 보고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권역을 파괴하는 ‘오픈케이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케이블 사업자와 협력하는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KT도 올레tv에 ‘동글’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5월 이전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KT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잠식효과(카니발리제이션)’다. ‘티빙’과 ‘올레tv’처럼 지상파 채널까지 보유한 다채널 N스크린 플랫폼이 동글을 도입하면 자사 가입자가 모바일로 이탈해 ‘코드커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는 유료방송 요금이 미국보다 저렴한 수준이라 전면적인 ‘대체재’보다는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종관 미래미디어연구소 박사는 “코드커팅이 일어나려면 최소한 하나는 충족돼야 하는 데 기존 유료방송보다 저렴한 요금이거나, 두 번째로 다양한 콘텐츠가 차별적으로 서비스 되는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국내는 유료방송이 워낙 저렴해 자사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완재적인 역할을 하지 대체재까지는 못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에브리온TV는 한국판 크롬캐스트라 불리는 USB형 OTT박스인 ‘에브리온TV 캐스트’를 출시했다. 에브리온TV 캐스트는 3월 2주차부터 현대 H몰을 시작으로 오픈마켓에 판매를 시작한다. 권기정 에브리온TV 대표는 “우리처럼 무료채널 서비스가 아닌 모델은 월정액 가입을 시키는 OTT로 가면 ‘대체재’가 돼 카니발리제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전국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기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 크롬캐스트는 늦어도 8월 중순 경 국내 정식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
-
윤희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