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PC를 이용한 원격의료가 미국에서 대중화되고 있다. 피부 두드러기까지 확인 가능한 HD영상 및 통신 기술의 발전에다 진료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격의료 확대가 의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메리칸메디컬대학은 미국에서 2020년까지 9만15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3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원격의료 도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라이브헬스 온라인(LiveHealth Online)’ 및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 기업이 ‘영상전화’를 사용해 제공하는 원격의료 서비스가 비용과 시간을 아끼려는 환자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원격의료 기업의 매출도 급신장세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존 스컬 리가 투자한 MD라이브는 1월에만 2360만달러(약 253억원)를 벌어들였다. 스컬리는 “올해 열 배 많은 가입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험업체 웰포인트가 운영하는 ‘라이브헬스 온라인(LiveHealth Online)’은 밤낮 관계없이 10여분 만에 환자·간호사를 의사와 만나게 해준다. 밤 늦게 일이 끝나지만 아이도 돌봐야 하는 직장 여성에게 인기다. 9세 아들을 키우는 오하이오주의 베스 페린씨는 “오후 10시에 집에 오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의료기관에 긴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의사와의 영상전화는 빠르고 저렴하며 100달러(약 10만7500원)가 들었던 것을 40달러(약 4만3000원) 수준으로 낮춰준다”고 말했다.
웰포인트는 온라인 원격의료 서비스 업체 ‘아메리칸 웰’과 손잡아 지난해 미국 내 350만명의 보험 가입자에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18개월 내 325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사용자가 평균 두세 시간과 의료 건당 71달러(약 7만6000원)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료 서비스그룹 유나이티드헬스는 원격으로 의사와 만나는 시범 프로그램을 지난 1월 시작해 네바다주에서만 31만명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대표적 온라인 의료 서비스 업체 아메리칸 웰은 15년 경력의 의사와 계약해 구성한 ‘온라인 케어 그룹’을 운영한다. 1차 의료기관으로 등록됐으며 온라인 진료를 부업으로 하는 의사 그룹이 주축이다. 진료비는 모바일기기로 10분 진료에 49달러(약 5만2000원)다. 보스턴에 살며 마케팅 일을 하는 린제이 콜로위치는 외과 수술 이후 발 치료 상태를 확인하려고 아메리칸 웰의 진료를 받았다. 콜로위치는 “업무 시간을 빼지 않고도 의사를 만나 4~5시간을 아낀 것 같다”며 “발 상처 상태를 보여줬더니 처방을 해줬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웰의 영상 원격진료 고객 중 60%가 태블릿PC 혹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나 ‘모바일 원격의료’ 시대도 열렸다는 평가다. 원격의료로 감기, 독감, 충혈, 골절 등 다양한 진료가 가능하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덧붙였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기관·입법 기관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미국원격의료협회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의회 차원의 법 조항과 표준화 작업이 한창이다. 의료보험 가입 대상을 전 미국인으로 의무 확대한 정부의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시행도 불을 붙였다.
불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카메라를 장착한 IT기기가 원격의료 연결을 쉽게 하고 HD 영상은 전문의 상세 진단이 가능할 만큼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헬스케어 서비스 줌케어의 캐서린 샌드스톰 간호사는 “두드러기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