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지 1~2년에 불과한 시크릿, 휘스퍼 등 폐쇄형 소셜 앱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름과 직업을 감출 수 있어 ‘소신 발언’의 장이 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근거 없는 악소문의 진원지라는 오명도 동시에 썼다.
4일 CNN에 따르면 폐쇄형 SNS 앱 중 하나로 올해 1월 설립된 ‘시크릿’의 월간 페이지 뷰가 30억 건에 이르고 최근 210억 달러(약 225억1200만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크릿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올린 글이 해당 사용자가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휘스퍼, 컨피드, 루머 등 여타 폐쇄형 소셜 앱의 공통된 특징이다. 이들 앱 모두 설립된 지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정도에 불과하다.
서로의 이름이나 직장, 사진 등 개인정보를 볼 수 없지만 자신이 올린 글이나 타임라인에 뜨는 글은 지인끼리 공유된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기존 SNS와 다르게 SNS에서 한 발언이 친구를 불쾌하게 하거나 커리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진 않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데이비드 바이토 시크릿 공동창업자는 “익명성은 사람들이 실제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공유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특정 글을 올린 사람이 내 지인 중 누구인지 추측해보는 일은 놀이문화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CNN은 이 같은 익명성에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성 발언을 하는 사례도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다. 17세에서 28세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 휘스퍼에서는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 타인에 대한 비방 메시지를 올리는 사례가 많았다.
얼마 전 한 폐쇄형 소셜 앱에서는 노트앱으로 글로벌 IT기업으로 성장한 에버노트가 인수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필 리빈 에버노트 CEO가 직접 나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는 해프닝도 있었다. CNN은 “이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볼 때 SNS 업계의 새로운 추세가 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역기능에 대한 보완책이 없으면 일시적인 인기로 그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