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스프레드트럼 등 중화권 반도체 업체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퀄컴의 독주를 위협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반면 중·저가 시장이 확산되면서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출하량 점유율을 합치면 퀄컴을 바짝 따라잡았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4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대만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과 중국 스프레드트럼은 지난해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각각 17.8%·14.2%의 점유율로 2·4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32%에 달한다. 1위인 퀄컴(34.8%)과의 격차는 2.8%P에 불과하다. 2위는 자사 제품용 AP만 만드는 애플이다.
퀄컴은 지난해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기능을 통합한 스냅드래곤600·800 모델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시장을 거의 독식했다. 덕분에 출하량은 3.3%p가 늘어났다.
중화권 업체의 성장은 퀄컴보다 더 눈에 띈다. 스프레드트럼은 전년 대비 출하량 점유율을 10.5%p나 늘렸다. LTE가 아닌 3G 모뎀 기능을 통합한 저가 AP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모질라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를 앞두고 공개한 25달러짜리 초저가 스마트폰에도 스프레드트럼의 AP를 썼다. 미디어텍도 출하량 점유율을 4.6%p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전자의 출하량 점유율은 6.3%로 줄어들며 4위 자리를 스프레드트럼에 내줬다. 3위와 격차도 두 배 이상 난다. 다만 매출액 기준 점유율로는 스프레드트럼에 앞서며 4위를 기록했다. SA측은 “미디어텍과 스프레드트럼이 상당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글로벌 스마트폰 AP 전체 출하량 중 3분의 1을 차지했다”며 “이 두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고급형 LTE 모델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분석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