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 백기 든 네이버, 웹툰 `스피드뷰` 종료

네이버가 사용자 PC 활용으로 논란을 빚은 네이버웹툰 ‘스피드뷰’ 옵션을 종료했다. 지난달 5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 만인 지난달 28일 비난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네이버웹툰 서비스 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스피드뷰 종료 공지가 있다.<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서비스 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스피드뷰 종료 공지가 있다.<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에 적용한 스피드뷰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용자 PC의 메모리와 네트워크 자원을 활용해 서비스 전송 속도를 높이는 장치다. 신작 공개 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트래픽을 분산해 서비스 부담을 줄이고자 도입했다.

스피드뷰를 설치하면 매일 밤 11시에 업데이트되는 신작 웹툰을 10~30분 앞당겨 감상할 수 있다. 일종의 ‘그리드 컴퓨팅(Grid Computing)’으로 사용자 PC 자원을 콘텐츠 전송에 이용한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일부에게만 먼저 내용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사용자 PC를 네이버 서버 삼아 트래픽 부담을 줄인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역시 스피드뷰가 사전에 사용자 동의를 받는 것을 제외하면 변칙 P2P의 네트워크 부하 분산 기술방식과 유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네이버가 서버와 전용회선 투자 대신 그리드 컴퓨팅으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당초 “스피드뷰는 사용자 선택 사항이며 웹툰 페이지 안에서만 적용되는 옵션이라 다른 서비스 이용에는 영향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몇몇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는 “네이버가 마치 토렌트처럼 사용자 PC와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비판이 일었고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로그인과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자유롭게 웹툰을 즐기던 사용자에게 스피드뷰 설치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용자 불편에 귀 기울여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피드뷰를 설치해도 그리드컴퓨팅으로 인한 사용자 부담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네이버가 사용자 PC를 서비스에 이용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