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의약품 부작용 사례`의 모든 것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의약품의 각종 ‘부작용’ 정보가 전량 공개된다.

미국 식약청(FDA)은 최근 ‘오픈 FD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간 수십만건이 넘는 ‘부작용 보고서’(AER·adverse event reports)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지난 1월부터 추진된 오픈 FDA는 의약·식품 등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 관련된 정보라는 이유로 그간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조차 접근이 어려웠던 FDA의 보유 정보를 순차적으로 빅데이터화시켜 민간부문과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미 FDA에는 전세계 각국에서 각종 인증과 승인을 받기위해 접수된 각종 의약품에 대한 AER이 매일 수천건씩 생성된다. 여기에는 단순 발진이나 두통부터 장출혈,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준별 부작용 사례와 임상결과가 적시돼 있다.

FDA가 AER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8년. 작년 한 해에만 80만건이 넘는 AER이 신규 생성돼 현재 수백만건이 축적돼 있어 세계 최고의 의약 전문DB로 꼽힌다.

그렇지만 거대 글로벌제약사들의 로비 등에 밀려 임상전문의들도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분기당 한번씩 내놓는 관련 리포트 역시 초록 수준에 불과했다. 연구자들이 AER을 한번 열람하려면 연방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야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도 손쉽게 검색과 열람이 가능해진 것이다. FDA은 향후 AER에 부작용 현황은 물론이고 제품 리콜 기록과 의약품 안전등급까지 일괄 제공한다는 방침이어서, 바이어 벤처와 헬스정보를 취급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비즈니스위크는 전망했다.

반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높다. 미 의약연구제조업협회(PRMA)의 제프 프랭크 수석 자문역은 “일반 환자들이 AER을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의사의 처방이나 진료에 예단을 가질 수 있다”며 경계했다.

이에 대해 FDA는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모자이크’와 같다”며 “이를 조합해 유용하게 쓰는 것은 이용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