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게임 규제법 시행에 따라 영업을 포기한 업체가 절반을 웃돌았다. 시행령과 가이드라인 해석이 모호해 시행착오가 벌어지고 모바일 웹보드 게임의 별도 기준이 아직 없어 업계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설기환)는 6일 서울 수도권관리팀 교육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4일부터 시행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중간 경과를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시행령 대상은 64개 업체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1주간 모니터링한 결과 26개 기업이 서비스를 중지하고 9개 기업이 결제수단을 제거해 실질적인 영업을 포기한 곳이 절반을 넘었다. 전체 기업의 79.7%(51개)가 개정시행령을 준수했지만 절반이 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내용수정신고를 접수한 곳은 16개 기업이다.
시행령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 모호한 해석으로 논란이 된 문제는 별도 해석기준을 배포한 뒤에도 여전했다. 위원회 측에 따르면 24시간 손실한도 제한, 1개월간 월 30만원 구매 초과금지, 1회 게임머니 사용한도 3만원 초과 금지에 해석이 달라 위반한 사례가 가장 많다.
위원회는 시행령 준수 의지를 보이는 기업에 최대한 보완조치를 권고하면서 준수하지 않은 기업은 지자체와 연계해 경고,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해외에서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웹보드게임은 서비스를 즉각 차단하는 등 여러 조치를 준비 중이다. 검찰, 경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불법 환전상을 단속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의 모호한 해석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망법에 근거하지만 모바일 웹보드 게임은 지난 2010년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별도 적용해 논란을 가져왔다. 황재훈 게임물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온라인 웹보드게임 규제는 불법 환전상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모바일 웹보드게임은 청소년 문제가 가장 크다”며 “모바일은 이동성이 크고 인터넷보다 더 우회방법을 써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좀 더 시간을 두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또 “이번 온라인 웹보드게임 규제가 더 안정화되고 시장 건전성을 확보한 후에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협의체 구성 등 여러 내용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장은 2010년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김규영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은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은 여러 법률 검토를 거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정한 것이지만 지적이 계속된다면 지속적으로 검토해서 법에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시행령이 창의적인 게임 설계를 막는 등 규제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PC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별도로 구분해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온·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시장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웹보드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웹보드게임은 유료화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 사업자가 아무런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웹보드게임 사행화는 막아야 하지만 불법 환전상 차단 효과보다는 건전한 사용자와 기업이 제약을 받는 역효과가 얼마나 큰지도 면밀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보드게임 규제를 둘러싼 쟁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