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이하 한신네)가 추진 중인 신용카드 매출전표 공동 수거사업이 허위·과장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공동수거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현대카드가 이를 공식 부인했고, 나머지 카드사도 참여를 확정하지 않아 진실공방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신네는 지난달 3일 신용카드 매출전표 수거센터를 출범하고 2월 중 업무를 시작한다고 공식 밝혔다. 밴(VAN) 대리점이 대행했던 카드사 매출전표 수거업무를 한신네에 위탁해 일원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당시 한신네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5개 카드사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밴 대리점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공언도 덧붙였다.
이에 밴업계는 공동 사업자로 알려진 5개 카드사에 ‘업무협약에 관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밴대리점이 아닌 한신네 측과 매출 전표 공동 수거 협약을 체결했는지가 쟁점이다.
현대카드 측은 “매출전표 공동수거센터 업무에 참여할 지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사실상 참여를 공식 부인했다. 아울러 한신네를 다른 밴사 설립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향후 설립될 센터의 시스템 안정성, 당사 매출전표 수거업무의 효율성, 가격 적정성을 참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카드사들도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참여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사업은 기약 없이 연기될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신네 관계자는 “당초 2월로 사업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카드사 주요 사업 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며 “사업은 개시되지 않았고, 카드사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당초 비용절감과 밴 수수료 개편을 내세우며 2월부터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공언은 거짓말이 된 셈이다. 이후 카드사와 한신네 측간 후속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매출 전표 공동사업은 첫발도 떼지 못한 채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한신네의 법인 공신력 관련 진실공방도 벌어졌다. 밴업계는 지난해 11월 여신금융협회가 한신네를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해 카드사 부서장급 회의에서 중기청으로부터 2000억원대의 프로젝트를 수주받기로 한 공신력 있는 단체라고 거짓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밴업계는 실제 중기청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중기청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부서장 회의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밴사가 자신의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거짓과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당시 부서장 회의에서 한신네에 대해 중기청에서 인가 받은 단체이고, 영세 가맹점 대상으로 단말기 지원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소개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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