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 왕국’ 열풍으로 3차원(3D) TV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관련 소재·부품 연구개발(R&D)도 탄력을 받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 TV시장인 중국에서는 원가 부담과 소비자들의 불편함 때문에 중저가 TV에서 3D 기능을 아예 빼는 추세였다. 대면적 초고화질(UHD) TV 등장과 3D 콘텐츠 확산으로 다시 3D TV가 각광을 받자 기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소재·부품 업계에 주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3D TV의 불편함과 화질 저하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부품 연구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패널 업계는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지털 사이니지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무안경 3D가 먼저 적용될 것으로 보고 고정 렌즈 방식(Fixed Lenticular Lens)의 무안경 3D 패널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볼록렌즈 형태의 ‘렌티큘러 시트(Lenticular sheet)’로 빛을 굴절시켜 양쪽 눈에 보내는 영상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렌즈 효과에 의해 렌즈의 왼쪽 화소는 오른쪽 눈에만 보이고 오른쪽 화소는 왼쪽 눈에만 보이는 원리다. 렌티큘러 시트는 투명 플라스틱 원통형의 렌즈가 일렬로 배열된 것이다. 이 방식은 안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2차원(2D) 전환은 힘들다.
LG디스플레이는 가정용 TV 시장을 겨냥, 자유롭게 2D·3D 전환을 구현할 수 있는 스위처블 렌즈 방식(Switchable Lenticular Lens)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향후 모바일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위처블 렌즈 방식은 액정 셀로 제작된 렌즈로 빛을 굴절시키기 때문에 3D와 2D 전환이 자유롭다. 전압에 따라 액정 분자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55인치 무안경 3D 패널을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안경 없이 어디서든 자유롭게 TV를 볼 수 있도록 다초점 구현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무안경 3D 패널을 개발해 각종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3D를 구현하는 핵심 소재인 필름도 진화하고 있다. LG화학은 3D 필름패턴편광(FPR)과 편광판을 하나로 결합한 제품을 개발했다. 그동안 편광판 위에 3D FPR 필름을 올려 점착제로 부착했으나 이 제품은 편광판에 아예 FPR 공정을 추가해 결합했다. 별도의 필름이 필요 없어 가격 경쟁력은 물론 시야각 개선 효과까지 거뒀다.
편광판에 3D FPR 필름을 붙이면 두께가 272㎛였으나 결합 제품은 169㎛에 불과하다. 약 40%를 줄이면서 두꺼운 필름을 거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화면 굴절 문제와 색상 변화도 줄어들었다. 이를 통해 시야각과 색감을 개선했다.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3D FPR를 개발했으나 최근 소니케미컬·DNP 등 일본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았다. LG화학 관계자는 “3D FPR 기능을 결합한 편광판처럼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3D TV시장 추이 (단위:1000대)
자료: NPD 디스플레이서치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