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자상거래 양강구도 되나..."텐센트, 2위 업체 지분 15% 매입"

중국 1위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전자상거래 2위 ‘징둥’ 지분을 인수해 온라인 유통 공룡 ‘알리바바’에 반격을 꾀한다. 많은 전문가가 상당한 파급력을 예상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제품부터 각종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 쇼핑몰. <자료:징둥 홈페이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제품부터 각종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 쇼핑몰. <자료:징둥 홈페이지>

1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텐센트가 징둥 지분의 15%를 사들여 전자상거래 사업 협력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6% 수준의 지분 매입설이 제기됐으나 예상보다 높은 지분율이다. 징둥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13%를 차지해 80% 이상을 점유한 알리바바에 이은 2위 사업자다. 이 협력을 위해 징둥이 텐센트, 바이두, 치후360을 방문해 결국 텐센트 투자를 성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텐센트와 징둥의 협력은 중국 최대 모바일 인터넷 메신저 플랫폼에 탄탄한 전자상거래 유통망·기술력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에 대항할 만한 유일한 사업모델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의 저력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텐센트는 6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위챗을 쓰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끌어 모을 수 있으며 징둥은 유통·물류 전문성을 갖고 있어 모바일 전자상거래로 알리바바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징둥은 자체 물류 서비스와 창고도 가졌다. 브라이언 왕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알리바바의 독점적 지배력에 도전하게 될 최초의 중국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뤼전왕 상하이완칭커머스컨설팅 애널리스트 말을 인용해 “징둥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텐센트 위챗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 사용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알리바바에 대항할 만한 역량을 갖췄다”고 낙관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미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양사 협력 모델은 아직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왕 애널리스트는 “예를 들면 텐센트 위챗 사용자가 징둥 쇼핑 이력을 메신저 친구와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징둥도 사이트를 방문한 쇼핑객이 위챗 친구의 상품평을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중국 소비자가 친구의 상품평을 진지하게 받아 들인다는 점을 이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자상거래를 연계할 것이란 전망이다. 왕 애널리스트는 “텐센트와 징둥의 협력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사업에 압박을 줘 알리바바의 빠른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텐센트는 유통 사이트 이쉰(Yixun.com)을 운영하며 물류·창고 네트워크 회사 차이나사우스시티홀딩스에 1억9300만달러(약 2100억원)를 투자해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 의욕을 보였다. 레스토랑 리뷰·목록 사이트 디앤핑 주식 20%를 매입하고 온라인 여행 서비스 기업 시트립(Ctrip.com)과도 파트너를 맺은 상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