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클라우드 플랫폼 개발 대기업도 참여시켜야

정부가 공개 소프트웨어(SW)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을 키워 외국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그렇지만 중소 클라우드 기업만 참여해 만들 플랫폼의 한계에 벌써 우려가 나온다. 통신사업자와 포털 등 국내 클라우드 대기업까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클라우드는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 SW 개발도구를 웹 공간에서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컴퓨팅을 뜻한다. 미래엔 PC부터 스마트기기까지 거의 모든 컴퓨팅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갈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독자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기술력이 있는 중견·중소 클라우드 업체 간 협동조합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 산하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개발한다. 독자적인 사업모델도 모색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정행정부는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통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취지는 좋지만 만들 플랫폼이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상대가 다름 아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가격부터 다양한 SW서비스까지 비즈니스 경쟁력이 월등하다. 틈새시장이야 뚫을 수 있지만 주 시장에서 경쟁하기 버겁다. KT, SK텔레콤, LGU+와 같은 통신사업자와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 업체도 외국 업체의 파상적인 공세에 힘이 부치는 판이다.

플랫폼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처음부터 국내용을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 외산 플랫폼에 뒤진 가격 경쟁력과 SW 다양성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다. 참여 중견·중소 클라우드업체도 좁은 내수만 갖고 성장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이유로 나름 일부 경쟁력 있는 국내 클라우드 대기업을 개방형 플랫폼 개발, 구축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대기업 종속 걱정도 중견·중소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과 이용자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외국기업과 맞서려면 국내 중견·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태다. 역량을 더 응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