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셋톱박스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12일 슬래시기어, 기가옴 등 해외 IT 매체들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셋톱박스에 넷플릭스와 훌루가 탑재된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와 훌루는 유료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다. 방송 콘텐츠를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인기를 얻으며 미국 최대 비디오·DVD 대여점 블록버스터가 문을 닫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넷플릭스는 프랑스 등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를 준비 중이다.
아마존의 이번 결정은 자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만으로 시장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 셋톱박스 제품인 애플TV, 구글 크롬캐스트, 로쿠는 모두 넷플릭스 등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지난 연말 미국 쇼핑시즌에 맞춰 셋톱박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아마존 셋톱박스가 출시되면 시장 경쟁은 보다 치열해 질 전망이다. 구글 크롬캐스트와 로쿠 제품 출시에 이어 셋톱박스 사업 누적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을 돌파한 애플도 올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셋톱박스 형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출시한 구글 크롬캐스트와 로쿠의 엄지 크기 USB형 셋톱박스가 반향을 일으키며 소형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로쿠 신제품과 같이 셋톱박스에 사용할 수 있는 리모컨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아마존은 셋톱박스 제품 개발에 수년간 투자하고 있다. 비공개 연구개발(R&D) 조직인 ‘랩126’이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