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대대적인 기본급 인상 바람

일본 대기업에 기본급 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업계가 대대적으로 임금 인상을 실시하는 것은 6년 만의 일이다.

12일 일본경제신문은 혼다, 미쓰비시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봄철 노사교섭인 ‘춘투(春鬪)’에서 기본급 인상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인상에 동참하는 기업들은 자동차, 전자·통신 분야 등이다.

대기업들의 대대적인 기본급 인상 결정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회복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 일본 정부 역시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임금 인상을 목표로 걸며 재계를 압박한 것도 한 이유다.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닛산은 기본급 3500엔 인상을 결정했다. 6년 만에 기본급을 인상하는 도요타와 혼다는 노조 측에서 각각 4000엔과 3500엔 인상을 요구했지만 2700엔과 2200엔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전자·통신업계도 기본급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전자업체 히타치, 파나소닉, 도시바 등 6개사는 인상 금액 결정에 앞서 최저 1500엔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각사 노조는 기본급 4000엔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통신업체 NTT도 7년 만에 임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번 기본급 인상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지난 1월 올해 춘투를 위해 지침이 되는 ‘경영 노동 정책위원회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발단이다. 보고서는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기본급 인상을 허용했다.

한편, 기본급 인상이 일본 재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세계 경기 불안 요소가 여전히 잠재돼 있어 향후 일본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