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올해 생산하는 신차의 최대 40%가량에 카메라를 탑재해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20~3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차량용 카메라 관련 부품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생산·판매 목표치인 786만대 중 40%에 가까운 300만여대에 차량용 카메라를 장착해 선보이기로 했다. 대부분 고급차에는 카메라가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는데다 소비자가 중저가 신차를 구입할 때도 후방 카메라를 옵션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많아 ‘비포 마켓’ 수요가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방을 모두 주시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을 기본 탑재한 고급 모델부터 후방에만 적용되는 모델까지 포함하면 3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일반 카메라나 스마트폰용에 비해 화소 수는 비교적 낮지만 온도와 진동, 수분과 충격 등 다양한 외부 악조건을 견뎌야 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제품 환경 테스트 시간만 봐도 스마트폰용 부품 대비 11배 이상인 1100시간에 달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오는 2017년까지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만 1조원 이상 수주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물량 대비 부가가치가 커 부품 업계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의 채택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대모비스 협력사인 카메라 모듈 전문업체 엠씨넥스·세코닉스 등이 톡톡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국내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각각 70%, 30%가량 점유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거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차량용 카메라 모듈이 스마트폰 시장을 잇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만화소급 차량용 카메라 적용도 올해부터 본격화됐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 업계 최초로 100만화소 전방 카메라가 포함된 AVM이 장착됐다. 종전에는 주로 25만~30만화소 카메라가 차량용으로 쓰였다.
차량용 카메라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다양한 영상 인식 기술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100만화소 이미지 센서를 적용한 차선·램프·차량 통합 영상인식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방 카메라에 차선 유지 기능과 전방 추돌 경고 기능까지 담을 수 있다. 오는 2016년 출시 예정인 신형 에쿠스 등 새 고급형 모델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