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담 쌓은 TV홈쇼핑...`대기업 재고 떨이` `중국산 판매 창구` 혹평 속 중기상생 도마에 올라

프라임 시간에 대기업 재고 떨이, 중국산 저가제품 판매창구로 전락

TV홈쇼핑이 대기업의 재고 떨이와 중국산 저가 수입제품 판매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가 창조경제 시대를 선언한 만큼 그 중심에 국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의 판로로 홈쇼핑이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 같은 주장 근저에는 정부의 홈쇼핑 관리 불만이 깔려 있다. 정부가 ‘TV홈쇼핑의 중소기업 제품 기준’을 제정하는 등 홈쇼핑이 중소벤처기업 제품 판매 창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달려 나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편성시간 할당이 대표적 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높은 판매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판매가 늘어나는 ‘프라임 타임’ 진입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소기업 비중을 단순히 전체(24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로만 정하다 보니 프라임 타임은 대기업이 차지하고 중소기업은 소비자가 많이 찾지 않는 새벽 등 시간대에 배치한다는 설명이다. 어렵게 방송을 탄다고 해도 효과가 적은 이유다.

업체 선정 기준 불만도 높다. 특히 방송되는 적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주장이다. 우리 기업의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노하우가 묻어 있는 제품이 아닌 단순 가공이거나 중국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물건을 공급하는 기업은 단순 수입 에이전트로 특히 이들 가운데는 TV홈쇼핑 업계에서 활동했던 인물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모 업체가 조사한 최근 올해 들어 10일간 A TV홈쇼핑의 중소기업 제품의 국내외 생산비중을 보면 해외가 48.9%로 국내 51.1%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체 대표는 “제품의 원산지만 봐도 이미 절반가량이 중국산”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우리 기업의 R&D 결과물이 아닌 현지에서 모두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가 승인한 방송채널에서 국산품이 아닌 중국 제품을 팔아주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개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전용 TV홈쇼핑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선 만큼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벤처 활성화 분위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이들이 개발한 R&D 결과물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 없다면 ‘붐’은 ‘거품’으로 이어지고 이는 막대한 예산 낭비로 귀결되고 말 것이라는 경험에서 나온 우려가 똬리를 틀고 있다.

최경일 한국외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벤처와 중소기업 얘기를 많이 하지만 가장 중요한 판매채널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며 “TV홈쇼핑은 판매통로와 시장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홈쇼핑에 상품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이 매출을 많고 올린다고 해도 막대한 비용 때문에 기대만큼 수익을 내는 곳이 적다”며 “이 때문에 벤처를 위한 새로운 홈쇼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홈쇼핑을 관장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신규 TV홈쇼핑에 일단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용수 미래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홈앤쇼핑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5개 홈쇼핑으로는 충분하거나 많다는 반응이었다”면서 “시청자의 볼거리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만큼 아직은 추가하는 것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TV홈쇼핑시장 취급액 추이 및 전망 / ※자료:한국온라인쇼핑협회(2013년 이후는 전망치)>


TV홈쇼핑시장 취급액 추이 및 전망 / ※자료:한국온라인쇼핑협회(2013년 이후는 전망치)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