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6년 만에 `인터넷 주소 통제권` 놓다

미국 정부가 국제 인터넷 주소 관리 권한을 46년 만에 내려놓는다. 세계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글로벌 회의가 열려 2015년 10월 1일 들어설 새 후속 체제를 결정한다.

16일 미국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정보청(NTIA)은 내년 9월 30일로 만료되는 인터넷주소기구(ICANN)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인터넷 도메인 이름 기능을 글로벌 다자 기구에 이양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미국의 세계 인터넷 지배’라고 반발했던 도메인 이름 관리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정보수집 논란으로 미국 정부의 정보 통제 비난 여론이 커진 것도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이양이 이뤄지면 인터넷의 전신인 아파넷(ARPANET)의 시초로 컴퓨터 접속 노드가 처음으로 연결된 1969년 10월 29일 이후 46년 만에 미국이 인터넷 주소 관리의 법적인 권한을 내려놓는 셈이다.

NTIA는 이양의 첫 철차로 ICANN에 세계 이해관계자가 참석하는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NTIA가 인터넷 관리 체제에서 손을 떼는 것은 1997년 미국 정부가 제시했던 도메인이름서비스(DNS) 민간 이양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이기도 하다.

지금 NTIA는 ICANN과 계약에 따라 모든 최상위 도메인 이름과 주소의 목록이 담긴 ‘루트 존 파일’ 변경 권한과 책임을 지닌다. 도메인이름서비스(DNS) 관리 권한도 있다. NTIA는 ICANN에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IANA)의 기능을 맡기고 있으며 베리사인과 협력 약정을 체결해 루트 존 관리 기능을 수행하게 했다.

미국 상무부의 로런스 스트리클링 통신 및 정보 담당 차관보는 “지금이 인터넷 주소 관리 권한의 글로벌 민간기구 이양을 시작하는 데 적기”라고 말했다.

ICANN은 인터넷엔지니어링태스크포스(IETF), 인터넷아키텍처위원회(IAB), 인터넷협회(ISOC), 지역 인터넷 레지스트리 기구들(RIRs), 최고 수준 도메인 이름 운영자, 베리사인 등 세계 각국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이양 계획 제안서를 만들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