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과열 양상이 알뜰폰 업계로 번졌다. 알뜰폰 사업자(MVNO)들이 통신사(MNO) 사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늘리기에 나서며 ‘풍선효과’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이 지난 주말 일시적으로 보조금 한도를 늘렸다.
지난 14일 CJ헬로비전 일부 판매점은 40만원 수준이던 번호이동 가입자 보조금을 70만원대까지 끌어올렸다. 다른 알뜰폰사업자들도 주말 최고 5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은 이에 힘입어 지난 14일 하루만 1300건이 넘는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다른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4G, 스마트폰 등 경쟁력이 강한 수위 사업자들에게 일시적으로 보조금 혜택이 몰리며 가입자 유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휴대폰 시장은 이미 보조금 학습효과가 상당해 당분간 (정부 제재를 받지 않는) 알뜰폰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알뜰폰사업자들이 보조금 상한선을 넘을 경우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알뜰폰사업자가 보조금 한도를 넘어 가입자를 유치하는 사례를 주시 중”이라며 “향후 시장조사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부 시책으로 육성하는 알뜰폰을 강하게 누르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알뜰폰 업계가 통신사 영업정지로 인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선두 사업자를 필두로 업계가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점을 가진 1~3위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 경쟁을 시작하면 업계 전체가 반사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약 두 달에 걸쳐 우체국 알뜰폰까지 전체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선두 사업자들은 정부시책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주말 일시적인 보조금 집중현상은 본사와 계약 관계가 없는 일선 판매점이 단독으로 자금을 푼 것으로 파악했다”며 “정부 시책에 맞춰 가입자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