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협회 "승부조작 종용 있었지만 실제 시도 없었다"

자살 기도까지 초래한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경기 승부조작 혐의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전 감독이 승부조작을 제안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고의로 패하지는 않았다.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해체한 AHQ코리아 소속 천 모 선수가 고백한 승부조작 경기를 조사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13일 천 모 선수가 리그오브레전드 경기에서 승부조작 시도가 있었음을 고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도를 하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대응팀(팀장 김종성)을 구성하고 관련 선수들을 소환해 사실 확인을 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위원회는 온게임넷에서 관련 경기 영상과 경기중 음성녹음파일 분석 내용 등을 전달받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협회 측은 천 모 선수가 밝힌 내용 중 △노 모 감독이 고의 패배를 종용한 것은 사실이나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고의 패배를 위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온게임넷이 홍보비용을 내지 못하면 고의 패배를 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협회는 승부조작이 진행된 것으로 지목된 2013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시즌 경기를 검토한 결과 고의적으로 승부를 조작하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노 모 감독의 지시로 경기에서 고의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사전 동의를 했지만 실제로 승부조작을 하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경기 내용뿐 아니라 당시 선수의 음성채팅 분석 내용에서도 고의 패배 혐의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로는 조작의혹이 없음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협회 테두리 밖의 모든 e스포츠 선수에 대해서도 현재 생활 실태를 조사하고 종목사와 함께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 14일 AHQ코리아 전 감독 노 모씨에 대해 사기죄 및 업무방해, 강요 및 협박죄 명목으로 서울 서부지방 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