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연말 비인접 주파수 3개 대역을 묶어 기존보다 3~6배 빠른 ‘3밴드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주파수 확보, 기존 이용자 등 문제 때문에 복잡한 고민에 빠졌다.
3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LG유플러스 외에 SK텔레콤과 KT는 2개 주파수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탓이다. 정부가 내년 연말까지 신규 주파수를 할당할 계획이 없어 올 연말이 이동통신 속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기존 4세대(4G) LTE용으로 사용 중인 850㎒·1.8㎓ 주파수와 지난해 3G·4G 하이브리드용으로 할당받은 2.1㎓(10㎒ 폭) 대역으로 3밴드 CA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제는 2.1㎓ 주파수는 이미 3G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역 35㎒ 대역폭 중 10㎒를 줄이면 기존 3G 이용자의 데이터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단 신규 고객을 최대한 4G쪽으로 유도해 가입자 수를 줄일 것”이라며 “2분기부터 2.1㎓ 대역망 구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4G용으로 900㎒와 1.8㎓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고 2.3㎓ 대역 30㎒ 폭은 3G 와이브로용으로 갖고 있다. 3밴드 CA가 가능하려면 비인접 주파수를 묶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2.3㎓ 대역을 4G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KT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건 기존 와이브로 대역을 4G용으로 전환·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본 입장은 통신법에 따라 주파수 반납 후 재할당 또는 신규 할당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경쟁사가 망 구축을 하고 상용화를 하는 동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LG유플러스는 기존 850㎒·2.6㎓와 2.1㎓ 주파수 대역을 묶은 3밴드 CA를 구축하고 있다. 투자만 제때 이뤄지면 연말 연동 단말기가 출시 되는대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3밴드 CA는 비인접 주파수 대역 3개를 한 개 주파수처럼 사용해 기존 LTE에 비해 3~6배 빠르게 구현하는 기술로, 통신표준화단체 3GPP 릴리즈10 규정에 의하면 카테고리6(Cat.6)에 해당한다. 올 연말 상용화될 3밴드 CA는 20㎒·10㎒·10㎒ 대역을 모아 이론적으로 LTE(10㎒, 초당 75Mb 내려받기 속도)보다 4배 빠르게 데이터를 내려받기할 수 있다.
3사는 지난달 말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각각 이 기술을 선보이면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 기술 선점에 나섰다. 경쟁적으로 속도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결국 승패는 주파수를 어떻게 확보하는냐에 따라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